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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세상 Apr 16. 2022

‘STOP’의 미학

혹시 경마장에 가보셨는지요? 꼭 베팅을 해서가 아니라 말들이 전력 질주하며 달릴 때의 그 경쾌한 말발굽 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가 일시에 해소되는 듯합니다.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를 달리는 말들이 다르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마란 단거리에서만 잘 뛰는 말을 가리키지는 않습니다.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까지 두루 잘 뛰는 말이 명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스피드와 지구력을 가진 힘 좋은 말을 말합니다. 말이 잘 뛰려면 기본적인 체력은 물론 순발력과 지구력이 좋아야 한다고 합니다.      


말 중에 최고 명품이라는 아라비아산 명마가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과정과 수고가 듭니다. 일단 말들을 단 샘물이 흐르는 풍성한 목초지로 데려가 그 모든 것이 눈앞에 펼쳐지는 곳에서 말들을 가두어 두고 며칠 동안 굶긴다고 합니다. 며칠 굶은 말들에게 그 단물 냄새와 먹음직스러운 풀냄새는 얼마나 잔인한 유혹이 되겠습니까? 그렇게 말들이 굶주려 있을 때 비로소 갇혀 있던 빗장을 열어 말들을 풀어놓는다고 합니다. 이때 말들은 주린 배를 채우려 물과 풀을 향해 전력 질주하게 됩니다. 당신이라면 여기서 전력 질주하는 말들 중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말을 명마로 키우겠죠?      


그러나 틀렸습니다. 그렇게 전력 질주해서 달리는 말이 명마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들리는 주인의 휘슬 소리에 스톱!! 하고 멈추는 말이 명마로 키워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능력은 달리는 데만  있지 않고 멈출 수 있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무조건 달린다고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달리고 있되 내가 멈춰야 할 때, 천천히 움직여야 할 때, 혹은 쉬어주어야 할 때를 정확하게 알고 행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프로이며 최고의 근성을 가지고 비로소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잘 달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체력의 유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겠지요. 건강을 잃고 나면 만 가지 복도 다 소용없을 테니까요.      


아직까지 워밍업 중이라면 지금도 늦지 않았으므로 자세를 가다듬고 힘껏 달릴 차례입니다. 바른 자세에서 바른 행실이 나오는 것이며 바른 행실에서 성공의 끈이 쥐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것은 건강을 기본으로 적당 선에서 멈출 줄 아는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항상 먼저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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