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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세상 Jul 14. 2022

비움의 즐거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책 가운데 하나인 법정스님의 <무소유>. 입적하신 법정스님은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으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해 달라며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고 하셨다지요. 종교를 초월해 그분이 남기고 가신 부분들을 곰곰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됩니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것입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인 산문집 <무소유>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그다지 많은 물질이 필요하지 않은데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 불행해진다고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또 소유에 대한 집착은 지구환경을 망가뜨리고 인간의 가치마저 떨어뜨려 모든 존재가 도구화되는 현대의 병폐를 낳는다고 했습니다.      


무소유의 철학은 절제의 미덕에 기반을 둔 것이지요. 나아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의 평화를 가짐으로 조화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말이지요. 우리의 삶마저도 소유가 아니라 그저 순간순간의 있음이기에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라고 했습니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입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역리(逆理)이니까요.


무소유란 단순히 아무것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갖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현대인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넘침에 있습니다. <무소유>는 물질문명의 시대, ‘소유’에 혈안이 된 우리 사회의 가치 전도를 질타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내게 필요 없는 물건을 나누는 앱이 생겨 내게 필요 없는 물건을 이웃과 나눌 수 있으니 조금 더 비우기를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쌓아두기만 하는 우리의 마음도 날 잡아 대청소하듯 가끔씩 텅 비워주는 것도 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날마다 비운 다는 건 그것이 물건이든 마음이든 가벼워져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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