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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세상 Feb 23. 2023

여음을 남기는 사람

客散茶香留舌本(객산 다향 유설 본)

옛 시에서 소위 여음을 남긴다는 뜻을 잘 표현하고 있는 예로 쓰이는 말입니다. 객들은 모두 흩어져 갔지만 차의 향기만이 혀끝에 남아 있다는 내용인데 옛날처럼 뜻이 같은 친구들과 모여 좋은 차의 향과 맛을 보고 느끼지는 못해도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 좋은 이야기는 나눌 수 있겠지요. 뿔뿔이 흩어지고 난 뒤에도 그 인간미는 오래오래 남아 잊히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요.     


茶香 같은 인간의 향내....

그 사람이 있었다가 비운 자리에는 오래도록 향내가 떠도는, 지식의 야무진 냄새도 아니고, 인공적인 향료는 더더욱 아니며 안으로 깊이 쌓여 있어서 배어 나오는 그윽한 향기.


이름 있는 사람의 명성은 아니지만 열심을 품고 노력하는 사람, 이미 손에 잡은 것은 놓치지 않고 더욱 앞선 것을 잡으려고 있는 힘을 다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친구나 주위 사람으로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인생 절반의 행복을 얻은 사람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그가 앉았던 자리에 영혼을 남겨놓고 떠나고 싶다고 했지만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여음을 남기는 사람이 되어야합니다. 자신의 향기와 빛과 영광과 향기. 언제나 최선을 다한 곳에, 열과 성을 태운 곳에 그 빛과 영광과 향기가 남는 법이니까요.     


새로운 해가 열리고 벌써 두 달이 채워집니다. 연초에 계획한 다짐들은  어떤지요? 세워 두었던 계획의 몇 %를 행동으로 옮겼나요? 고작 두달이 채워진 것이라고요?


생각하는 그 시점이 가장 빠른 순간임을 놓치지 않는 현명한 사람이길 바랍니다. 


 새로운 다짐을 하지만 작심삼일이란 말이 생긴 것은 계획을 세워놓고 끝까지 행하지 못함에서 나온 말일 것입니다.


그럼 돌려서 생각을 해 보기로 하지요. 계획한 지 삼일 만에 흐지부지 된다면 새로운 계획을 삼일에 한 번씩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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