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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세상 Dec 27. 2023

순간순간 깨달음

슬럼프는 꾀병

목각인형을 만들 때 눈은 작고 코는 크게 만드는 것은 과정을 통해 줄일 수 있는 것과 늘릴 수 있는 것을 미리 준비하고자 함입니다.


한순간 내가 솟아오를 만큼 튀는 감성과 생각으로 똘똘 뭉쳐 있더라도 그것은 주위에 의해 어느 정도 정돈되고 다듬어지며 성장을 거듭합니다. 보이지 않는 선들의 조합은 얼키설키 엉성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 같지만 역시 보이지 않는 법칙들이 나름대로 존재하며 그 법칙 안에서 우리는 꿈틀대듯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말이죠.


지하철 계단을 오르며 문득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꺼운 외투를 벗어버리고 싶은 마음과 조금 더 가벼워진 생각이 절실했던 게지요. 봄이 오면 또 여름이 기다려질 테고. 다시 가을 겨울이. 그리고 또 새로운 해가 오겠지만요. 그렇게 시간은 덧없이  흘러갈 것이고, 그러니 꿈만 꾸기에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짧은 것 같습니다.


계절이 완벽하다는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시간을 완벽하게 조합하고 나누는 힘은 성숙한 정신의 힘입니다. 성숙이란 곧 무르익을 때까지 인내하는 마음이며, 많은 생각과 사고와 충실한 지적 구현만이 자신을 성숙한 정신세계로 이끌 수 있습니다.


빙상여제 이상화선수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2 연패하며 한국대표팀의 첫 메달이자 첫 금메달로 '안녕들 하지 못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주었던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 빙속 500m.

 37초 8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경쟁 상대는 내 위에도 아래에도 있다. 2등일 때는 1등이 되기 위해 죽기 살기로 달려야 한다. 1등일 때도 2등이나 3등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또 그렇게 달려야 한다. 항상 최선을 다해 한순간도 멈추지 말고 달려야 한다. 사람들은 ‘궁극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데, 도전할 것이 있으니까 도전하는 것이다.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있는 한 도전을 해야 한다.”


그녀는 슬럼프와 그 극복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자기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내면의 꾀병인 것 같다. 마음속 어딘가에 하기 싫은 구석이 있는데, 슬럼프라고 핑계 대면서 훈련을 회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계속 도전했다. 끊임없이. 혼자 야간 훈련을 하는 때도 많았다. 그랬는데도 경기에서 성적이 또 좋지 않았다. 그래도 주저하지 않고 또 달렸다. 또 성적이 나쁘고, 그래도 또 달리고. 계속 그러다 보면 아주 조금씩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자신은 무엇인가를 꼭 이루기 위해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시간을 들여 인내하며 승리자가 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반성해 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만의 스타일로,  

나의 역할에 최선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마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과의 끈끈한 마음이 얼마나 멋스러운 정취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인지를 그윽하게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시크한 겨울차가움과 상반되는 주머니 속 손난로의  숨겨진 따스함은 내가 만져봐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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