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찬 한 달을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때로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들로 우왕좌왕하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때마다 한숨만 쉬고 좌절한다면 결국 아무것도 이루어 내지 못하겠지요.
분주한 연말은 새로움을 갈구하지만, 결국 겨울을 놓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보면 측은하기도 합니다. 찬 시간, 지금도 늦지 않은 올 해는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지난달은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생각합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불행과 고통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은 바로 정직함, 겸손함, 그리고 용기라는 사실입니다.
언제나 우리의 사실은 편집되며 자신의 인생을 구성하는 미장센은 순전히 자신의 몫인 이 시점에서 우린 그것마저 몽따주 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그 기본적인 모든 것이 세상을 구성하는 힘이며 요소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존재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활짝 열린 세계에 비해 내 존재는 얼마나 작은지 시간이 지나며 점점 크게 느끼는 부분입니다.
성인들은 늘 말합니다. 지극히 작고 겸손해야 한다고, 나보다 위는 있어도 나보다 아래는 없는 법이라고....
30대에는 모든 것이 평준화로 이루어지고 40대에는 미모의 평준화가, 50대에는 지성의 평준화가, 60대에는 물질의 평준화가 이루어지며, 80대에는 목숨의 평준화가 이루어진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30대까지는 세상의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사람마다 높은 산과 계곡처럼 차이가 나지만 나이가 들면서 산은 낮아지고 계곡은 높아져 이런 일, 저런 일 모두가 비슷해진다는 것입니다.
많이 가진 자의 즐거움이 적게 가진 자의 기쁨에 못 미치고 많이 아는 자의 만족이 못 배운 사람의 감사에 못 미치기도 하여 이렇게 저렇게 빼고 더하다 보면 마지막 계산은 비슷하게 된다는 말이겠지요.
우리가 교만하거나 자만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친절하고 겸손하고 서로 사랑해야 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코코샤넬은 자신을 꾸미는 것은 사치가 아니며 스무 살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며 쉰 살의 얼굴은 당신의 공적이라고 했습니다.
나의 얼굴은 지금 어떤 표정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 한 번쯤 거울을 보고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가끔은 뒤돌아 자신을 확인하고 스스로에게 격려를 전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세상은 항상 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므로 자만하지 말고 지금보다 더 겸손한 마음으로 배려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자신을 정확하게 알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러기에 더욱 성찰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나의 모든 것이 이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알록달록 환상적인 꿈처럼 말입니다.
더불어 모두의 색채가 완성되어 가고 있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어쩜 그 깊이를 알면 알수록 오묘함에 진저리를 치게 될지도 모르며, 숨 막히는 판타지를 기억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은 오감이 꿈틀대는 새로운 시간과의 만남이 닫히고 다시 열리는 시점이라는 것을 압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난온 시간이 문을 닫고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는 지금,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