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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세상 May 27. 2023

중요한 이방인들

햇살은 보이지 않지만 싹을 틔워 자신의 존재를 보여줍니다.

얽히고설킨 넝쿨을 잘라내고 나면 햇볕이 쏟아지는 걸 모르고 있던 바는 아니지만

그 속에서 실타래를 풀며 참 많이 에둘러 온 것 같습니다.

결국 정착해야 할 땅이 바로 앞에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피워 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화두는 오직 하나입니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 이제 많은 시간을 엮어온 사랑처럼

변치 않는 마음으로 다시 시간 속을 걸어가려 합니다.      


관계 설정이라는 것이 쉬운 것 같지만 참으로 애매하고 복잡한 것이라서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또 어찌 보면 굉장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별로 가까운 관계라는 생각이 안 들면서도 내 일상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며,

때로는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중요한 이방인’이라고 칭합니다.

     

그들은 때로 내게 가족보다 더 큰 영향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중요한 이방인들은 어느새 커다란 뿌리를 내리고 더불어 한길을 향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들의 사소한 간섭과 잔소리가 양분이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새로움을 찾아 또 먼 길을 가는 것도 좋지만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경외감과 배려와 사랑이

절실할 때라는 생각입니다.      


어느 날의 짧은 휴식은 내게 철학이 빈곤해지는 순간이야 말로 끝도 없이

지질해지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이젠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늘 꿈꿔 오던 것들에 대한 환상들을

현실 속에 정확하게 쏟아내는 작업들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봄도 피어오르기 직전의 그 기다림이 더 가슴 설렘입니다.

갓 봉오리 터지기 직전의 꽃처럼 늘 그런 설렘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소중함을 만들어가야겠습니다.


가슴속에 무수한 언어들이 부딪쳐 하나의 길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동화 속 환상은 어린이들 가슴속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다시 내가 되어 우리로 함께 만들어져 긴 꿈을 엮어내는

세상은 항상 내 곁에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동화는 지금 가슴에 파닥이며 시를 쓰고 있는데 나는 어디에서 시를 찾아 헤매었는지.     

새봄과 함께 맞이한 새로운 일들의 정감 어린 미소와 예쁜 열정들이

턱밑까지 차올라 연신 스스로에게 감동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선배나 선임에  대한  예우는 현재를 충실하게 엮어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시간을 엮기 위해 봉우리 터지듯 갈고닦은 마음 정갈히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오래간만에 접한 주변은 콩 볶듯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는데,

온천지엔 봄날의 향긋함이 거리낌 없이 넘쳐나고 있네요.

역시 봄날은 향기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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