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오픈 후 하루 일과 중 가장 바쁜 시간은 가게를 꾸미는 일이다. 아기자기한 제주 소품들을 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예쁘고 귀엽게 보이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리도 옮겨보고, 장식할 만한 소품들을 구해오고. 아내와의 대화도 대부분이 가게 이야기였다.
"아빠, 엄마. 나 이거 써봐도 돼? 이거 가져도 돼?"
새로운 물건을 볼 때마다 시아가 하는 이야기다. 한창 인형과 귀여운 것들을 좋아할 시기라 가게의 모든 물건을 탐내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사진으로라도 예쁜 모습을 남기고 싶었다.
제주 감귤 모자를 쓰고, 감귤 선글라스에 귤 가방을 매고나니 모델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어찌나 귀엽던지.
사진 찍히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시아다. 가끔 찍기 싫다고 할 때도 있지만 예쁘게 꾸미고 찍자고 하면 더 찍어달라고 난리다. SNS에 꼭 올려달라고 하고, 혼자 동영상을 촬영할 때도 있다. 유투버라고 하면서.
관광객들 중에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가족들이 많아 가게 메인 사진으로 시아가 잘 어울렸다. 특히 가족손님들이 소품들을 구경할 때 시아가 옆에서 이야기 해주고, 착용한 모습을 보면 안사려고 했던 소품도 사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얼마나 기특하고 대견스럽던지. 아내와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흐믓한 웃음을 지었다.
"이 과자 별로 맛이 없어요"
순간 아내의 얼굴이 붉어졌다. 손님에게 과자 설명을 하고 있는데 시아가 너무 솔직하게 이야기 해 버린 것이다. 어색한 웃음을 뒤로하고 시아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는 아내. 시아도 당황했는지 내 뒤로 숨어버렸다. 다행히도 손님은 웃으면서 과자를 사갔지만 나와 아내는 너무 황당해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역시 아이들은 너무 순순해.
산방산이 잘 보이는 곳에 포토존을 만들었다. 손님들이 오면 귀여운 소품을 착용해보고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게. 따스한 햇살이 비추면 더 화사하게 변하는 이곳. 당근에서 곰돌이 인형과 돼지 인형을 사서 귤모자를 씌우니 더 제주스러운 포토존이 만들어 졌다. 시아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유치원 끝나고 가게에 오면 항상 여기에 와 인형들에게 인사를 한다.
"꽁꽁아 안녕. 나 유치원 갔다왔어. 잘 지냈어?"
"꿀꿀아 안녕. 오늘도 나랑같이 사진 찍자"
곰돌이 위에 앉아서도 찍고, 팔짱 끼기도 하고, 꿀꿀이 볼에 뽀뽀도 하고. 다양한 포즈로 인형들과 사진을 찍었다. 찍을 때마다 우리 딸이지만 너무 예쁘고 귀여웠다. 매일매일 예쁜모습을 곁에서 볼 수 있다니. 가게를 준비하며 힘들었던 기억이 스르르 사라졌다. 시아가 좋아하고 행복해 한다면 무엇인들 못 하겠는가.
가게 홍보 사진에 시아가 모델인 사진을 제일 첫 사진으로 골랐다. 제주도 소품샵을 검색하는 모든 사람들이 시아의 귀여운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시아의 얼굴이 나오는게 별로였지만 우리 가게를 홍보하는데 시아가 최고의 모델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시아도 SNS에 자기 사진이 나오니 신난다며 너무 좋아했다.
가게에 있으면서 엄마, 아빠를 도와주고 싶다고 같이 청소도 하고 심부름도 하는 시아였다.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와주는 건데 너무 기특하고 사랑스러웠다. 거기에 가게 홍보 모델까지. 너무 행복이 넘치는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