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운전 시작이다
Air blowing(배관 청소) /Reinstatement(배관 체결)
드디어 시운전 팀의 시간이 찾아왔다.
어느 정도 공사가 진행되고 많은 배관들과 기계장치들이 현장에 설치되었을 때 시운전 팀은 본격적으로 현장일을 시작한다.
배관 청소의 중요성
Precommissioning 기간에 시운전 팀에서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은 배관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이다. 이 일이 왜 중요할까? 그냥 청소하는 일인데. 생각해 보자.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갈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일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 바로 청소다. 깨끗한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만찬가지다.
공장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공장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 이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공사팀에서 설치한 배관에는 많은 이물질과 용접할 때 생긴 일명 용접똥이 남아있다. 이 물질들을 제거하지 않고 공장을 돌린다면 아마 바로 문제가 생길 것이다.
배관 청소 방법
그럼 이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공기를 이용해 제거하는 방법이다. 압축기를 이용해 공기의 압력을 높여 이 압력으로 내부의 이물질을 밀어내거나 떨어뜨려 제거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물을 이용해 청소하는 방법인데 이 방법은 액체가 돌아다니는 배관에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공기나 물을 이용한 배관 클리닝 방법을 적은 절차서를 발주처에게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절차서 안에는 클리닝 방법, 준비항목, 안전주의사항 등을 적혀있다. 이 작업은 본사에서 근무할 때 이미 발주처에 제출했고 승인까지 받아 놓았다. 모든 작업에는 절차서를 제출하게 되어있고 발주처의 승인을 받아야 진행할 수 있다.
다음으로 승인받은 절차서를 바탕으로 자세한 절차서를 만들어야 한다. 이 절차서 안에는 클리닝 할 부분과 공기/물을 넣고 나오는 부분, 제거해야 하는 계기 장치 등을 표시한 P&ID를 첨부한다. 이것을 가지고 실제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클리닝한 결과를 적는 검사표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곳에 발주처 서명을 받아야 작업이 끝난다.
엔지니어가 작성한 절차서를 현장 전문가가 제대로 작성되어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다. P&ID는 선으로만 나와있기 때문에 주변 상황과 현장 위치 등을 알 수 없기에 현장 전문가가 확인한 후 현장에 맞게 수정을 한다. 호스를 연결하는 부분이 적절한지, 이물질이 나오는 곳 주변에 안전 바리케이드를 칠 공간이 충분한지(안되면 가배관을 설치해 안전한 곳으로 분출되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등을 확인한다.
절차서 작업이 완료되면 현장 작업자들이 절차서에 있는 그대로 공기 또는 물을 주입할 호스를 설치하고, 설치되어 있는 계기를 떼어내고(떼어내지 않으면 이물질이 부딪혀 손상될 수 있기에), 배출 부분 배관 분리 후 안전 바리케이드를 설치한다.
이 모든 준비 작업이 끝나면 클리닝 작업이 시작되는데 공기로 클리닝을 할 때는 꼭 귀마개가 꼭 필요하다. 압력으로 공기를 밀어내기 때문에 이물질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현장을 돌아다닐 때 클리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언제 뿜어낼지 알 수 없기에 계속해서 놀라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동료들과 이야기하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이 소리를 하루종일 들어야 하는 현장 작업자들은 얼마나 힘들까.
클리닝 작업이 끝나면 발주처 담당자가 나와 깨끗하게 청소가 되었는지 확인한다. 확인하는 방법은 배출되는 부분에 깨끗한 판이나 천을 데고 이물질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검사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쉽게 넘어갈 수도 있고, 아니면 몇 번이고 더 클리닝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정확히 분석을 하거나 배관 내부를 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검사하는 사람의 경험치에 따라 통과여부가 결정된다. 그리고 우리의 설명과 설득이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나선다. 빨리 끝내야 다음 작업을 할 수 있기에.
Reinstatement(배관체결)
이 작업이 끝나면 다시 배관과 계기들을 P&ID에 나와있는 그대로 설치하는 작업을 한다. 분리했던 배관 사이에 새로운 개스킷을 넣고 볼트와 너트를 채운다. 이때 너트도 힘으로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마주보고 있는 너트끼리 돌아가며 체결한다. 그 이유는 한쪽으로만 힘이 쏠려 개스킷이 망가지거나 틈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거했던 계기들을 설치하면 검사관이 최종 점검하고 일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일이 바로 reinstatement다.
배관 클리닝과 Reinstatement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이다. 클리닝이 끝나면 항상 Reinstatement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작업은 Precommissioning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진행된다. 가장 많은 포션을 차지하고 가장 오랫동안 하는 일이기에 이 일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패가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