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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Apr 14. 2023

엉뚱한 시인

01. 자욱한 안개

자욱한 안개.


해가 뜨지 않은 바깥세상은 자욱한 안개가 포근히 감싸 안고 있었다.

약간은 쌀쌀한 날씨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아침.


안개와 함께 걷는 길은 외롭지 않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 기분.


가로등 불빛은 안개와 함께 혼자 가는 그 길을 운치 있게 바꿔준다.

묵묵히 서있는 나무들과 그 위에 막 솟아 나온 앙증맞은 꽃봉오리들은 봄을 준비하는 듯하다.


맞은편에 걸어오는 그 사람.

어디를 가는 것일까.

나처럼 출근하는 것일까, 산책하는 것일까.

평소엔 신경도 쓰지 않던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자욱한 안개가 또 다른 세상을 만들었기에.

나도 새로운 세상으로 오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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