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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파파 Oct 05. 2023

세는 부분을 찾아라

Leak test

시운전 Precommissioning 작업이 완료되어 갈 무렵, 모든 설치와 클리닝 끝난 후 연결작업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기계와 배관이 잘 연결되어 있는지, 계기가 배관과 기계에 잘 설치되어 있는지, 개스킷과 배관사이의 연결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을 바로 Leak test라 부른다. 말 그대로 세는 부분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운전 압력이 낮은 부분은 공기를 이용확인하고, 높은 부분은 질소를 이용해 압력을 올려 진행한다. 질소를 사용하는 이유는 공기로는 높은 압력으로 올리기 어렵고 위험하기 때문이다.


진행방법


먼저 구간을 정한 후(정해진 절차서에 따라) 그 구간 끝에 있는 밸브를 모두 잠갔다. 그 구간에 해당하는 P&ID를 보며 하나하나 밸브가 제대로 잠겼는지 확인하고, 계기도 빠짐없이 잘 설치되어 있는지도 확인했다. 가끔 계기가 없을 때도 있고 파손된 곳도 있었기에 Leak test 작업 준비를 하며 꼭 살펴보았다.


다음으로는 공기나 질소를 주입할 수 있는 곳에 호스를 연결하고 호스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압력계기를 설치했다. 그 이유는 정해진 구간 끝까지 압력이 제대로 올라갔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세는 곳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비눗물을 준비했다. 이 방법은 압력계기의 압력이 유지되지 않고 떨어졌을 때 어느 부분에서 세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세는 부분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세는 소리를 찾거나 손을 가까이 데보는 방법이 있지만 정말 미세하게 세는 곳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눗물을 묻히면 세는 곳에 비눗방울이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분무기를 들고 배관과 배관이 연결되어 있는 부분, 계기가 연결되어 있는 부분 등 연결되어 있는 모든 부분에 비눗물을 뿌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두 군데도 아니고 몇 백 군데가 되는데... 거기에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은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거나 맨리프트를 타고 뿌려야 했다. 일단 두 다리로 다니며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하며 '제발 여기서 나와라.' 주문을 외우며 다녔다.


조치방법


세는 부분이 발견되면 다시 볼트, 너트를 조으고 비눗방울이 생기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비눗방울이 나오지 않으면 제대로 체결이 된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전체 압력을 채우고 계기의 바늘이 떨어지는지 확인했다. 계속해서 확인하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결국 세는 곳을 모두 잡고 Leak test를 완료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저압 Leak test였고 고압 Leak test가 남아 있었다. 이제 고압 질소를 쓸 차례였다.


고압 Leak test 방법


고압질소는 외부업체를 통해 액화질소를 받아 기체질소로 바꾸면서 압력을 올린다. 액체가 기체가 되면서 급격히 늘어나는 부피 때문에 정해진 공간에 금방 가득 차 압력을 쉽게 올릴 수 있다. 이 원리를 이용해 고압부분에서는 이 방법을 이용한다.


이 작업 또한 저압 Leak test와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세는 곳이 발견됐고 조여도 조여도 잡히지 않는 부분이 나왔다. 결국 배관 연결 부분을 해체하고 개스킷과 배관연결 표면(플랜지) 부분을 살펴보았다. 어떤 곳은 개스킷이 손상되어 있었고, 다른 부분은 플랜지 부분에 손상이 가 있었다. 개스켓 손상된 부분은 새 개스켓으로 교체하면 끝나지만 플랜지 손상 부분은 쉽게 해결될 부분이 아니었다.


결국 플랜지 표면을 평평하게 깍아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급하게 업체를 알아보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기술자와 장비가 현장에 도착했다. 기계를 배관 플랜지 부분에 설치하고 작업에 들어갔는데 정말 손상 부분이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손으로 만지는데 '이제는 정말 세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Leak test 모든 작업이 완료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많이 지체되는 바람에 다음 일정을 앞당겨 끝내야 했다. 정말 알 수 없는 일이 많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일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꼈다. 항상 일정은 아무 문제 없이 부드럽게 진행된다는 것을 가정하고 작성하기에.


하지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있고, 일정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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