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에 대해서
연애 초기에 자주 들르던 주차장이 있었다. 성균관대에 다니는 나와 수원에 사는 애인은 데이트를 종종 수원에서 했는데, 그때마다 우린 일월수목원에 갔다. 저녁의 일월 수목원 주차장. 이야기 나눌 장소가 필요한데, 커피는 이미 너무 많이 마셨고 다른 곳은 주차할 자리도 마땅치 않을 때 적합한 장소. 사람도 차도 없이 한적하고 주차료도 싸다. 그렇게 어두침침하지도 않고 가로등이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게 은은하게 분위기를 내며 비춘다.
1년 만에 그곳을 다시 찾은 건, 서로 전할 게 있었기 때문이다. 애인은 잼을, 나는 애플파이와 편지를 챙겨 차에 탔다. 선선히 부는 바람을 느끼며 밤공기를 즐겼다.
그때 애인이 갑자기 말했다.
“너는 늘 세상에 100%는 없다고 했잖아. 근데 나한텐 이제 이 관계가 영원할 것만 같아서,,, 100% 확신해.”
평소 나는 “세상에 완벽이란 건 없다”라고 생각해 왔다. 자연의 법칙도, 수학 공식도 결국 인간의 개념이 아닌가. 1+1이 꼭 2가 아닐 수도 있고, 어쩌면 나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 보았다. 물리 법칙이 아니라 내 자유의지라면, 어쩌면 ‘100%’란 개념도 내 의지에서 비롯된 걸까?
‘백 퍼센트’라는 말은 수치가 아니라, 그 말을 내뱉는 사람의 믿음 아닐까.
“당신을 있는 그대로, 최선을 다해 사랑하겠다”는 은유일 뿐이다.
당신이 확신함으로써, 나에게도 확신을 전해주었다.
나는 여전히 완벽이란 단어를 경계하지만, 그래도, 당신이라면 불완전함조차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완전함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 결핍을 품고 사랑할 용기만큼은 100%로 가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