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알콜 중독자 입니다

중독자.6

by 이상수

3층 병동은 중증 정신 질환 병동이라고 하기에 나는 사실 겁이 좀 났다. 그러나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기에 빠르게 적응했다. 어느덧 그곳에서 참한 아가씨를 알 게됐다.

어쩌다 마음의 병에 걸린 건지 얘기하다 보니, 모두 다 남편의 잘못이 컸다. 다른 여자 환자들 얘기를 들어 봐도 남편의 외도와 의처증, 육아에 대 남편의 과도한 편견의 차이가 그녀들을 병들 게 했는 거 같다.


이제 정신 질환은 혼자만의 병이 아니라고 여기는 추세다. 서로의 마음의 골이 깊어져 마음 약한 한쪽에 먼저 드러나는 병이니

서로 간에 치료 필요하다 느껴진다.


나도 형과 누나들이 좀 더 나를 이해하고 또, 아버지가 경제적으로 힘이 있었다면,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서로 미워하며 살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진 경제적인 면을 누나와 우리들에게 의지했다. 아버지도 알코올 중독자였는데, 나처럼 이렇게 입원해 치료받지는 않았다. 누난 어린 시절 아버지 때문에 힘들었던 화풀이를 마치 나한테 다 하는 것 같았다. 청년시절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정신과 치료는 내게 트라우마와 상처만 남겼다.


몇 달 동안이지만 3층 병동 사람들과 여인들에게 위로를 얻었다. 하지만 계속 찾아오는 막막함은 나를 더 미치게 했다.

그 건 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자신들이 대신 해결 해주겠다던 카드 할부금과 전화 요금을 그냥 모른 채 놔두고 있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누나는 면회 올 때마다 어떤 방법으로든 날 미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이를 갈며 미칠 거 같았다. 마음을 내려놓고 이렇게 용서하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마흔 중반 난 지난날 트라우마 때문에 더욱더 알코올 중독자가 됐고 지난날 서로의 상처 때문에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내가 무엇 때문에 그들을 미워할 까. 서로의 죄 때문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데.....

나는 이제 누나를 용서한다.

누나를 비롯한 우리 모든 가족이 구원에 이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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