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월 Dec 07. 2023

군중심리와 마녀사냥

누군가는 연결고리를 끊어주길

씩씩거리는 목소리. 열이 올라있는 말투.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화기를 통해 전해지는 그녀의 목소리는 격양되어 있었다. 어서 억울한 썰을 풀어보시오.


지인의 하루를 망친 사건의 발단은 얼굴도 모르는 아파트 주민이 아무 생각없이 올린 글과 댓글들이였다. 글에 달린 댓글들은 하나같이 날이 서 있다.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누군가를 저격하는 일이 이토록 쉬운 일이었다니.


분위기에 휩쓸려 점점 더 가관인 댓글들에 적잖히 상처받은 그녀는 호기롭게 시작하려던 하루를 망쳐야만 했다. 왜 사람들은 얼굴도 모르는 타인을 타겟삼아 집중공략을 해대는 것일까. 분위기에 휩쓸려 소수가 다수가 되어버리는 군중심리와 타겟을 잡은뒤 여러명이 공격하는 마녀사냥이 그러할 것이다.


누군가는 분명 마녀사냥의 주인공일 테고 상처받는 일이 생길게 뻔한데도 본인들의 화풀이하고픈 감정을 쏟아내는 일들을 멈추지 않는다. 나서는걸 좋아하지 않지만 지인의 하루를 망친 댓글들의 흐름을 끊어야 할 것 같다.


'이제 그만들 하시죠. 타겟 하나 잡아서 이때다 싶어 득달같이 달려들어 마녀사냥하는 모습이 같은 입주민으로서 부끄럽네요. 본인들은 실수 않하십니까?'


거세진 분위기에 이것들의 연결고리를 끊는 글을 올리자 이전 글의 댓글을 마땅치 않게 여긴 사람들이 마녀사냥 그만, 너무 심하다, 표현이 거칠다는 댓글들이 여럿 달리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글을 올렸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몇분 후에 흑기사같은 입주민이 일침을 가하는 글을 올렸다.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의 마녀사냥글을 지양해야 한다는 글이였다. 한 사람의 용기있는 글로 연결고리를 끊으려 했던 많은 사람들의 댓글이 이어며 헤프닝은 마무리가 되었다.


군중심리를 삐딱하게 보는 이유는 군중은 개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의 생각, 의견, 분위기를 쫒는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재한다. 이런 분위기를 쫒다보면 격양되기 마련이고 결국은 의미가 와전되어 진다.


더 위험한 것은 군중심리를 이용해 마녀사냥을 할 때이다. 먹잇감을 잡은 사람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상처가 될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피해자 한명에 가해자가 여럿인 셈이다.


댓글공격으로 소중한 인생을 마감해야 했던 유명한 연예인들의 사건만 보더라도 이것들이 얼마나 무서운 행위인지 인지할 수 있을것이다. 다수에게 공격을 받는 다는것은 비율이 맞지 않는 싸움이기에 공정하지 않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끼리의 날 선 글들. 마녀사냥의 흔적들을 보고 있노라니 일부 몇몇 사람들의 가벼운 행동에 씁쓸함만이 남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심플한게 좋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