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책을 구하러 다닙니다
책육아에 대한 신념
계절이 바뀌려고 할때 추웠다가 따뜻한 날이 반복되고 딱 감기걸리기 좋은 종잡을 수 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예외없이 감기녀석을 달고 사는 환절기가 반가울 리 없다. 비염은 더 심해지고 컨디션이 안좋은 날엔 코가 막혀 잠을 이룰 수 조차 없으니 말이다.
얼마전까지 목상태가 최악이였던 짧지 않은 날들이 지나갔고 언제부터인가 정상인이 되어 있었다. 비염은 만성이 되어버려서 친구같은 존재가 되었고 그저 컨디션관리를 잘 해서 이겨내길 바랄뿐이다.
그래도 고마운 일 아니던가. 꽤 오래 지속되었던 목감기가 지나가 주었으니.. 따뜻한 봄이 이젠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듯한 요즘은 감기도 컨디션도 그럭저럭 정상괘도를 진입하는 모양이다.
새학기의 아이들은 바뀌어 가는 계절에 꽤 잘 적응하며 일상을 충실히 살아내고 있다. 큰 아이가 코감기로 고생하는 것만 빼면. 가습기에 물을 가득채우고 환기를 자주 시키고 무선청소기를 매일 돌리고 바닥을 닦는 일까지 마무리하고나면 비염을 유발하는 것들이 조금은 사라지지 않을까 안도해 본다.
날이 좋은 날엔 이불을 빨고 건조기가 아닌 자연광에 말리는 일. 침대 밑에까지 먼지를 제거하는 일까지 끝내고 나면 나를 비롯하여 아이들의 코감기가 빨리 낫게 되기를 바라본다.
습관을 잡아가며 시행착오를 겪었던 지난 날들. 아직도 시행착오는 더 겪을테지만 큰아이가 일어나자마자 책을 펼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어제 콘서트에서 신나게 놀고 스트레스가 1도 남아있지 않은 아주 상쾌한 상태에서 깨어난 엄마는 아이의 모습에 더없이 기분이 좋은 아침이다.
이 시기에 읽었으면 하는 책들을 다 사주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 도서관과 온라인 책 대여서비스를 이용하고 중고시장도 기웃거린다. 요즘은 도서관을 가는 일이 쉽지 않아서 온라인 책 대여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없는 책들이 있고 대여중이여서 기다려야 하는 책들이 있다.
당근과 중고나라에서 원하는 책을 찾아 보았는데 이들을 검색할땐 책상태를 제일 먼저 본다. 개정판이면 더없이 좋다. 최신판일수록 책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그다음 가격인데 개정판에 가격이 적정하다면 사는편이다. 새책과 비교하여 가격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면 새책을 사는게 좋고 가격차이가 날땐 새거같은 중고책을 들인다.
우리 아이들처럼 책을 얌전히 보는 사람들의 책은 상태가 매우 양호하기 때문에 잘 골라서 사면 거의 새책을 사게 될때가 있다. 당근거래는 책을 직접보고 살 수 있어서 수고스럽더라도 한번의 검증을 더 거치는 셈이다.
요즘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중에 하나가 운전을 배운것이다. 운전 8년차는 이제 못가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운전하는걸 즐긴다. 특히 당근거래할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구입하러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매리트이다. 그리고 아빠가 없는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도.
당근에서 10권을 예약하고 중고나라에서 30권과 10권을 좋은 가격에 샀다. 새거같은 중고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건 많은 책을 사야할땐 유용한면이 많다.
원서를 살때는 주의를 하는 편인데 원서중에는 I can read같은 시리즈책 페이퍼백으로 되어있는 책은 가품이 많다. 정품과 비교를 해본적이 있는데 글자가 뭉게지고 자체 제공하는 QR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고 이미지의 선명도가 떨어진다. 직업병일 수 있겠지만 눈에 거슬릴만큼 가독성이 떨어져 꼭 정품여부를 검증해야 한다.
가격이 터무니없게 저렴한 원서는 가품일 확률이 높다. 아이들이 계속 손으로 만지고 들여다 볼 책이기 때문에 유해성분이 있을지 모르는 저렴한 잉크를 사용할지도 모를 책을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살 이유는 없다. 차라리 양질의 책을 적게 가져가는 것이 현명한 소비일 것이다.
요즘은 온라인 영어도서관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종이책과 온라인책의 비율을 적절히 배합하면 좋다. epic을 잘 활용하면 다독을 할 수 있고 ort를 꼭 종이책으로 읽지 않더라도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내 아이가 싫어하면 내아이에게는 좋은 책이 될 수 없으므로 ort를 무료로 몇권 읽어볼 수 있는 영어도서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든 교과목의 기본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책들도 좋지만 문학, 비문학 가리지 않고 다독하는게 좋고 간식처럼 만화책도 종종 허용해 준다. 만화책이 좋다 안좋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무엇이든 중립을 지키려는 나로썬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단 흥미를 유발하는 용도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즘 한참 그리스로마신화 빠진 아이들의 책은 만화책인데 12권까지밖에 못구해서 나머지는 대여해서 보여주어야 겠다. 흥미가 생겼으니 줄글책으로 갈아타도 무리없이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가끔 공구를 이용해 보는것도 좋은데 공구를 이용하려면 정보력이 있어야 한다. 이때문에 가입한 카페와 인스타그램이 좀 있는 편인데 좋은 가격에 올라오는 제품이 찾던 제품이면 주저없이 사는 편이다.
이렇게 구한 책들을 그냥 보라고 한다고 보진 않는다. 아이가 읽고 싶어 했던 책들은 이때다 싶어 바로 꺼내 보지만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구한 책들은 잠자리 독서시간에 몇번 읽어주면 그 다음부턴 스스로 찾아서 읽는다. 힘들게 구한 책들을 방치만 해둘순 없는 일이니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부모몫인 것이다.
흔들리던 이가 드디어 빠졌다는 소식을 전화기 넘어로 알려준 작은 아이는 오늘 치아가 하나 없는 상태로 미소를 짓는다. 귀여운 표정에 음식을 조심히 먹으라며 당부해본다. 아직 영구치보다 유치가 더 많이 남아 있는 아이의 유치가 영구치로 자리잡을때 쯤이면 함께 읽어나간 책들의 생각도 깊이 자리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