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혐오 탈출기

by 바닷물

지금껏 과거의 나를 미워하고 탓하고 부정해 왔다.

그때의 나로부터 ‘벗어나서’,

점점 나아가기만을 바라왔다.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런 마음가짐은

현재의 나에게서 과거의 흔적이 드러날 때

지금의 나까지 미워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

그리고 나를 미워하는 마음은

또다시 나를 상처 입히고, 나를 병들게 한다.


과거가 후회된다고,

그때의 내가 너무 멍청했다고 말하는 나에게

3학년 선배이신 수녀님께서

이렇게 노래해 주셨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부끄러웠다.

동시에, 내가 과거를 미워하면서

나를 상처 입히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과거의 나는 생각이 어렸고

지금보다도 더 많은 단점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또한

그때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는 것이고


나에게 가득한 단점들 덕분에

나만큼 단점이 많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잠재력도 지니게 되었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그때의 내가 어리석어

그 시절을 더 재미있게 보내지 못했다는 것.

후회는 이 정도로만 남겨도 충분할 것 같다.


대신 나는 앞으로를 더 즐겁게 보내야겠다.

나는 천천히 전보다 나아지고 있으니까.


사람은 과거를 망각하기도 하고

또 관성에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에,

나도 일직선으로 발전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어찌 됐든 나의 잘못을 인지하고

우상향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있을 테니까.


나보다 뛰어난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 상처 주는 짓은 이제 그만하자.


나도 분명, 달라지고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