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오늘따라 인생이 정말 좆같습니다 얼마나 좆같냐 하면 또 할 말이 별로 없는데요 제가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결국 전부 김민석이랑 잘 안 돼서인 것 같기도 합니다 미영언니를 만났을 때에는 내가 꼭 그에게 매달려야 할 이유가 없다는 듯 현실로 되돌아오는 느낌을 받았다가 또 언니랑 헤어진 뒤 그날의 만남을 곱씹다 보면 그녀가 내게 얼마나 많은 무례를 범했는지 깨닫게 되곤 합니다 그렇게 당시의 기억을 되풀이하다 보면 언니같은 사람을 평생 곁에 두고 싶지는 않다고 다짐하게 되고 결국엔 대화가 통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나는 다시금 그와의 만남을 기대해버리고 맙니다 그러다 엊그제 수빈이와의 만남을 떠올리면서 이번에는 내가 그녀에게 얼마나 많은 무례를 범했는지 깨닫습니다 그녀와의 만남 이후로 마음이 불편했던 건 제 스스로 많은 실수를 저질렀음을 은연중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는 이 못남을 옹호하려는 세력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게 그토록 큰 잘못이었는지 자문해보면 또 그 정도까진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저 나를 좋은 사람으로 생각했던 과분한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던 것뿐이라고 열심히 마음을 가다듬어 보다가 기어이 그녀와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 느꼈던 지점들을 찾아내보기도 합니다 문득 미영언니와의 만남을 돌아보며 위안을 얻습니다 나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그녀가 내게 어떤 무례들을 행했는지 떠올리면서 마흔 후반이 되도록 저렇게 생각없이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너무 자책하지 말자 하고 자신을 다독여주기도 합니다 불현듯 은지는 이 모든 무례와 잘못 허영과 거짓말을 견디고 대체 어떻게 나와 함께해주는 것인지 의문을 품습니다 그녀가 나를 떠날까 봐 불안해집니다 그녀를 붙잡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봅니다 이번에는 부모님을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짓을 해도 그런 나를 결국 용서하고 사랑해주시는 부모님을 기억합니다 그러다가 그것이 정말 사랑인지 내가 그대들의 트로피로서 필요하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해봅니다 그렇다 한들 아무렴 어떤가 싶습니다 주님 세상은 너무나도 복잡다난하고 또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불편과 상처를 주면서도 그들은 어떻게 계속해서 한 덩이로 살아갈 수 있는 걸까요 저는 분명 그 어딘가에 속해 있습니다 매번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게 무례를 행하면서도 반대로 타인이 나에게 범하는 무례로 인해 그를 경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 가끔 저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합니다 그래 정말이지 외롭고 불안할 따름입니다 이런 저를 누가 안정시켜 줄 수 있겠습니까 역시 저는 그냥 평생 혼자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그동안 너무 큰 꿈을 꿨더랍니다 주님 저는 마음 먹었습니다 이런 부족한 나를 좆같은 나 자신을 주님께 바치기로 언제 토해낼지 모르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주님이 이 세상에 나를 가져다 놓으셨으니 책임지고 어서 다시 데려가주십시오
이토록 좆같은 날에 좆같은 나를 주님께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