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을 상징하는 나의 콧김
바람을 따라 결이 지는 호수
여기 뛰어들어도 죽지 않겠지.
나는 죽음으로 회피할 수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내가 죽으면 불쌍한 우리 엄마, 아빠도 죽을 테니까.
나는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해드려야 하니까.
더 이상 그들의 근심으로, 걱정으로 남을 순 없으니까.
사람으로 태어나 지금껏보다 더 큰 죄를 지을 순 없으니까.
그렇게 개똥 냄새가 나는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았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어느새 소음이 되어있었다.
귀뚜라미 소리와 사람들의 말소리, 출처를 알 수 없는 노랫소리가 귓가에 모였다 흩어졌다.
지난주에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이 눈앞에 떠올랐다.
내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이 괴로웠다.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왜 조금 더 적극적이지 못했을까,
왜 조금 더 밝게 웃지 못했을까, 왜 조금 더 힘내지 못했을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또 왜 그렇게 무기력했나.
이 모든 질문의 답은 언제나 한 가지였다.
나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왜?
내가 부족해서다.
결국 모든 게 다 내가 부족한 탓이었다.
남을 탓하지 못할 만큼 내가 부족하다면,
그보다 괴로운 일이 또 있을까?
그래서 나는 괴롭다.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다.
이렇게 나는
매일 조금씩 병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