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섹시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약속이니까...
자식이 내 마음대로 안되듯, 사용자도 내 맘 같지 않다.
부모가 자식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듯이, 기획자도 사용자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 자식이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듯이, 사용자도 기획자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사용자가 기획 의도대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기획자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다. UX를 개편하고, UX Writing을 뜯어고치고, 새로운 기능을 제공해서 서비스를 "잘" 이용하게 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서비스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가이드는 말 그대로 사용자에게 '이렇게 서비스를 이용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텐츠다. 그렇다면 서비스는 어떨 때 가이드를 이용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살펴보았다.
우리는 이런 것도 있고,, 정말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싶을 때 홍보 차원의 가이드를 제공한다.
특히 이런 방법은 카카오톡과 같이 누구나 사용하기 쉽고 이미 많이 학습된 서비스보다는 새로 만든 기능이나 서비스일수록 유의미하다. 예를 들면 네이버 블로그 앱에서 움짤 기능을 새로 만들었다면, 처음부터 이 기능을 알고 쓸 수는 없으므로 가이드를 제공해 사용 방법을 알릴 수 있다.
다른 사용자가 발행한 글을 읽을 수 있는 플랫폼인 '브런치'를 읽다가 위험에 빠질 일보다는, 데이팅 앱을 이용하다가 위험에 빠질 일이 더 많을 것이다. 서비스의 이용이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지거나, 금전 거래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각종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목적과 함께, 우리 서비스를 어뷰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서비스 가이드를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서비스의 경우, 광고성 콘텐츠 등 불순한 의도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줄이기 위해 올바른 사용 가이드와 함께 어길 시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을 사전 고지할 수 있다.
서비스 가이드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
좋은 서비스 가이드는,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서 사용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가이드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각 서비스에서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아래 유형으로 우리 서비스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생각해보자.
채팅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우 메시지방을 적극 이용할 수 있다. 개인 메시지함에 다이렉트로 꽂히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도달할 확률도 높다.
채팅으로 서비스 가이드를 제공하는 서비스 중 개인적으로 제일 베스트 practice라고 생각했던 서비스는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은 서비스 가입, 판매글 등록, 관심 상품 등록 등 사용자의 과업에 따라 가이드 메시지를 보내준다. 가이드 메시지 내 버튼을 선택하면 자주 묻는 질문으로 이동한다.
‘더보기’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자주 묻는 질문을 1) 접근성 2) 시의성을 높여 활용도 높은 콘텐츠로 재구성한 점이 인상깊다.
사용자에게 리워드를 주는 것은 참여도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다. 통상적으로 사용자에게 기능 이용 방법을 소개하고, 이용 시 리워드를 제공한다. 리워드로 서비스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경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벤트의 단점은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 일시적으로는 이용률을 높일 수 있겠지만 서비스 또는 기능이 어렵다면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벤트성 콘텐츠는 이벤트 이후로 다시 활용하기도 어렵다.
최근에 경험한 이벤트를 이용한 기능 가이드는 배달의 민족과 네이버 블로그에서였다. 배달의 민족은 포장 주문 서비스 이용 활성화를 위해 이벤트를 열었다.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블로그 에디터 내에 gif 기능 활용 독려를 위해 ‘매운맛 EVENT’를 열었다.
가장 교과서적이고 플레인 한 방식이다. 그렇다고 해서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원래 교과서가 가장 효율적인 법. 언제나 같은 곳에 도움말 콘텐츠를 제공하면, 사용자는 ‘아, 모르는 게 있으면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구나’를 학습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기능이 다양하고 복잡한 서비스일수록 가이드는 필수다. 예를 들어 팀즈, 구글 워크스페이스처럼 협업툴의 경우 가이드를 매우 상세하게 제공한다.
그러나 서비스 가이드가 찾기 어려운 곳에 있어 사문화된 경우도 빈번하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사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 가이드와 함께 당근마켓처럼 과업마다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채팅과 함께 서비스의 기능을 레버리지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게시물, 노트 등 목록형 UX에서 활용하기 좋은 방법인데, 마치 실제 게시글처럼 작성되어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무심코 눌러보고 학습할 여지가 있다. 아울러 사용자가 직접 과업을 수행하는 화면에서 과업 관련 가이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큰 효용으로 다가갈 수 있다.
최근 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한 노트 테이킹 서비스인 ‘클로바 노트’가 핫하다. 클로바 노트 앱을 실행하면 가장 첫 화면으로 최근 노트 목록을 보여주는데, 이 목록 중 하나로 노트 활용 가이드를 제공한다. 가이드 UI 역시 단순히 줄글 형식이 아니고 실제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UI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서비스에 적응하기도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무겁지 않고 쉽게 가이드를 제공하고 싶을 때, 사실 가이드랄 것도 없고 사용 유도만 하고 싶을 때, 이 가이드 많은 꼭 알았으면 싶을 때는 간단하게 서비스 내에서 알려줄 수도 있다.
툴팁을 이용하면, 사용자의 이목을 끌어 좀 더 사용량을 높일 수 있다. 애지중지 키워온 기능을 릴리스하고 사용자들이 보다 빨리 해당 기능을 학습하길 바란다면 꼭 한번 활용해보길 바란다.
사용자가 서비스 내에서 이것만은 꼭 알았으면 하는 가이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서비스 내에서 레이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근마켓은 게시글을 올리기 전 작성 수칙에 대해 숙지할 수 있도록 노란 레이어를 띄워주고 있다.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 링크는 덤! 여행 관련 앱 서비스 '트리플' 역시 예약 관련해 긴급한 이슈가 발생한 사용자를 위해 서비스 내 예약 내역에서 비상 전화번호를 크게 띄워주고 있다.
자식은 내맘대로 안 되지만,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서비스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가이드를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을 공부했다. 아주 많은 서비스에서 가이드를 적재적소에 잘 녹여내고 있었는데, 각 서비스 기획자의 피, 땀, 눈물을 헤아려볼 수 있었다.
그렇다. 사용자가 기획자의 마음대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그렇게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것이... 기획자의 약속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