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만지>와 사주팔자의 상관관계

인생이 게임이라면

인생은 영화 <쥬만지>와 같아서

내가 던진 주사위가 굴러간 칸에서의 일들이 끝나야, 다음 칸으로 옮겨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게임판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구성되어 있다. 게임판은 사주팔자와 같고, 주사위를 던지는 건 운이다. 흔히 팔자가 안 좋아도 운이 좋아 잘 산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내가 받은 게임판 자체가 불리한 것 위주로 채워져 있는 게임판이지만, 주사위를 잘 굴린 덕에 기가 막히게 나한테 이득이 있는 칸에만 안착한 것과 같다.

쥬만지 게임판

ADVENTURERS BEWARE:
탐험가들이여 조심하라:
DO NOT BEGIN UNLESS YOU INTEND TO FINISH
게임을 끝낼 의도가 아니면 시작하지도 말라
THE EXCITING CONSEQUENCES OF THE GAME WILL VANISH ONLY WHEN A PLAYER HAS REACHED JUMANJI AND CALLED OUT IT'S NAME
탐험가가 쥬만지에 도달해 그것의 이름을 외쳐야만 이 게임의 흥미진진한 결과들이 사라지리라

반대로 사주는 좋은데 이상하게 안 풀린다면 내가 받은 게임판 자체는 좋은 기회가 가득한 판이었는데 주사위가 굴러간 곳이 하필이면 한 판 쉬기 라거나 우주 은행에 돈 떼 먹히는 곳이었던 거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흥망성쇠는 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운을 불러오기 위해선 사주팔자를 믿고 맹신하라는 말이 아니라, 겸손하고 긍정적이며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

운이 좋을 때는 운이 좋은 것이지 내가 좋은 것이 아니므로 겸손해야 하고, 운이 안 좋을 때는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겸손해야 한다. 또 긍정적인 생각으로 운이 안 좋을 때 버텨나갈 줄 알아야 하고, 운이 좋을 때는 두 말하면 잔소리다.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을 꼭 믿고 나아가야 한다.

일단 내 인생은 내가 온전히 감당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은 배우가 된 친구가

고등학교 시절 나를 보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기는 공부를 하면 진득이 집중하지 못해서 항상 작심삼일인데, 나를 볼 때마다 꾸준하게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서 신기하고 멋지다고. 배우 친구는 공부와는 거리가 먼 기질이고, 나는 상대적으로 공부와 가까운 사람이었던 것뿐이다. 모두가 모든 성향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사주팔자라는 것에도 그렇듯이, 모든 기질과 모든 오행이 내 팔자에 균형 있게 들어올 수가 없고, 내가 모든 글자를 다 가질 수도 없다.

내가 뭔가를 가지면, 이걸 가짐으로써 얻는
장점과 단점 모두 다 내 인생이 된다.

인생은 불공평하지만 누구에게나 불공평한 규칙이 적용된다는 점이, 역설적이게도 공평하다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가장 나다워지는 일을 하면서 살자.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