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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이기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by 진주

<마리오카트 월드>가 2025년에 닌텐도 스위치 2 용으로 새로 출시됐어요. 마리오카트는 닌텐도 DS 시절부터 즐겨했던 게임인데, 와~ 이렇게 또 엄청나게 예쁜 맵과 지구 전체를 드라이브한다는 컨셉으로 나왔다니... 닌텐도 덕후는 울면서 아름답다고 외칠 수밖에 없네요.


<마리오카트 월드>를 플레이하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여러 개 봤습니다. 아, 재밌어요. 확실히 재밌습니다. 여러분들도 심심할 때 한 번 보세요. 저는 운동하면서 한참을 봤는데 박진감 있는 레이스에 유투버의 입담이 더해지니 낄낄거리면서 즐겁게 운동할 수 있어 좋았답니다.


그렇게 마리오카트의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주를 보다 보니 문득,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에 써먹을 수 있는 아이디어 조각들이 마구 떠올라 기록해 봅니다.



1. 아이템을 먹으면 언제든 역전할 수 있지만, 너무 뒤처져 있으면 역부족일 수 있다. 그러니 내가 불리한 형세에 놓여있다고 해도 꾸준히 자기계발하고 나를 사랑할 것. 역전의 기회가 왔을 때 부스터와 로켓을 쏘며 1등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2. 마지막에 이기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중간에 순위는 엎치락뒤치락한다. 하지만 레이스 결과는 마지막 순간에 결정 난다. 골인 지점에 다 와서 꼴찌로 떨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죽을힘을 다해 부스터를 밟아 막판 역전승으로 승리할 수도 있다. 우리가 죽음이라는 골인 지점을 향해간다고 생각해 보자. 인생 길게 보고 노년이 행복한 삶이 정말 행복 아닐까? 아직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3. 1등에게는 견제가 치열하다. 에이스 떨어뜨리기, 미사일 발사, 물폭탄, 딱밤 조준이 바로 들어간다. 그런 면에서 보면 2위가 안전할 수도 있다. 상류층이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치열함이 숨어있을 수 있다. 지금 내 순위가 N위라서 얻는 것들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보자.



4. 전략은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야 한다. 처음에 정한 계획을 고수하는 것은 흘러가는 강물 위 보트에 앉아 나는 이 자리를 계속 지킬 거야, 하는 것과 같다. 내가 움직이는 만큼 풍경도 변하고 주변도 변하는데 나만 움직이지 않으면 공격당하거나 도태된다.

계속해서 전략을 수정하는 것, 몇 가지의 명언만 지속적으로 믿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절대 진리는 없다. 조금만 찾아보면 A명언이 지향하는 바의 반대를 지향하는 B명언도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A든 B든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해 나가는 수정 전략이 필요하다.


5. 아이템은 운빨이다. 사주팔자를 안다면 대운과 세운이라는 개념을 알 것이다. 어느 지점에 가면 생성되는 아이템처럼 운은 사계절을 지나며 우리에게 어떤 이벤트를 선사해 준다. 마리오카트와 다른 점은 불행 선물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인데, 번개를 맞든 폭탄에 터지든 어쨌든 겪고 지나가야 한다.

좋은 아이템을 먹기 위해선 불행도 지나가야 한다. 그 자리에 멈춰있으면 안 된다. 언젠가 행운이 온다. 그리고 누군가 스타를 먹고 무지막지한 힘을 발휘하고 있을 수도 있고, 로켓 타고 초고속으로 1등을 향해 달려갈 수도 있지만 내 일이 아니면 개의치 말자. 저 놈도 다 운 빨이다. 승부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 부스터를 더 밟는 수밖에.



6. 좋은 카트와 능력치를 가진 것이 1등 도약에 결정적 역할을 하진 않는다. 냥 출발점에서 어느 정도 갈릴 수는 있겠지만 길게 보면 실력이다. 인생을 주행하는 운전자의 내공과 운, 그 2가지가 중요하다.


7. 레이스는 공평하지만 능력치와 운은 공평하지 않다. 내가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여러 번 플레이하다 보면 나보다 못하는 놈들과 경쟁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운일 수도?


8. 자만하지 말자. 뒤따라오는 놈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선 으스댈 필요는 없다. 내가 1위라면 겸손해야 한다. 내 능력치를 드러내는 순간 폭격의 대상이 될 수도 있으니.


9. 레이스 코스를 벗어나도 괜찮다. 승부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벗어난 곳에서 대단한 풍경을 마주할 수도 있다. 숨겨진 아이템을 만날 수도 있다. 승부가 지친다면, 이제 의미가 없다면 벗어나도 좋다. 나만의 '좋을지도?'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인생의 지도는 내가 만들어갈 수 있다.


10. 가끔은 주변 풍경도 보자. 맵이 이렇게나 예쁘다. 지나가는 길에 요시 드라이브 스루에서 밥도 먹고, 캐릭터 옷도 교체하고. 인생의 묘미는 꼭 승부뿐만이 아니다. 승부를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취미생활이든 사랑이든 사람이든, 그 소중한 시간들을 음미해 보자.



11. 필요하다면 연습 게임을 하자. 좀 느려도 괜찮다. 예전의 나와 경쟁하는 고스트 버전으로 플레이해도 좋다. 어차피 수많은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것 같지만 실은 나와 경쟁하는 것이다. 나를 이기면 언젠가 남도 이길 수 있다. 그런데 계속해서 이길 필요는 없다. 즐기자, 그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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