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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매거진 숏버스 Mar 03. 2023

좋은 말로 할 때 알아듣지

영화 <좋은 말> - 이용수 감독

좋게 좋게 하는 게 좋은 거야. 괜히 분란 만들기 싫고 나쁜 사람 되기 싫고, 그래서 참아왔던 시간이 무색하게도 참지 못해 튀어나온 화가 상황을 정리해 줄 때가 있다. 그러니 제발 모두 무례하고 예의 없는 사람에게 마음껏 화내



좋은 말로 할 때 알아듣지. 좋은 말을 해도 끝까지 못 알아먹어 성질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예의는 밥 말아 먹었는지, 무례한 태도를 아무렇지 않게 고수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나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화내지 않는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나. 내가 참으면 잘 넘어갈 일을 키우기도 싫고, 괜히 말 나오는 것도 싫어서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리곤 상황을 무마한다. 하지만 요즘은 예의 없고 무례한 사람에게 이렇게 대처하기보다는 화내고 성질내고 터트려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계속 참고만 있으니 꼭 바보가 호구가 된 기분, 아니 참으면 그들은 이게 잘못된 거라는 사실조차 모른다. 그러니 바로잡으려면 우리는 참을 게 아니라 화를 내야 한다. 설령 그게 나쁜 사람이라고 취급받을지라도.



작품은 무례하고 예의 없는 후배와 같이 출장을 가게 된 주인공이 후배에게 아무 말 못 하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일터인데 일은 하지 않고 핸드폰만 보는 못된 심보는 어디에서 배운 건지, 옆에 운전하는데 핸드폰으로 카톡하는 건 어디서 배운 예절인지, 점심으로 뭐 먹고 싶냐니까 아무거나 괜찮다고 먹고 싶은 거 먹으러 가자고 했으면서 막상 식당에 가서 메뉴가 다 별로라고 하는 건 무슨 경우인지. 후배 때문에 짜증나서 미칠 뻔했다. 거기에 신경질 나지만 후배에게 아무 말 안 하는 주인공 때문에 고구마 백 만개 먹은 기분이란. 하, 그래서 사이다를 기대했는데, 작품은 현실을 고증한 듯 고구마에 주인공 인생이 망한 것까지 보여줬다. 하, 착한 사람이 지는 이 화나지만 납득 가능한 결말. 하지만 주인공이 음주 운전한 건 잘못했다. 술 먹고 운전대 잡는 건 살인이니까. 그래도 주인공에 너무 각박하고 쓴 현실이다. 여튼 좋은 말은 좋은 사람에게 쓰는 게 맞다. 좋은 사람만이 좋은 말을 들을 자격이 있다. 



인디매거진 숏버스 객원필진 3기 김민서


** 영화 <좋은 말>은 왓챠와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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