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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매거진 숏버스 Feb 17. 2023

어쩌면 우리가 나누어야 할 사랑은 멀리 있지 않고,

영화 <샤론 컵밥> - 김소윤 감독

어쩌면 우리가 나누어야 할 사랑은 멀리 있지 않고, 그리 크지도 않을지도 몰라.

      

 내가 본 독립 영화의 배우들은 전부 처음 보는 신선한 얼굴이었다. 그래서 가끔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배우의 이름을 궁금해했다. 하지만 이번에 본 샤론 컵밥은 익숙한 배우들이 보여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작품을 온전히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샤론 컵밥은 시작부터 편안한 느낌이 났다. 따뜻한 색감, 내가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마주했던 배우들 그리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까지. 아직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왜인지 기분 좋은 감정이 마구 들었다. 초반에 느낌 좋은 작품은 어떻게 끝나도 기분이 참 좋은데, 샤론 컵밥이 딱 그런 작품이었다. 


영화 <샤론 컵밥> 중


 샤론 컵밥은 작은 동네에 새롭게 문을 연 샤론 컵밥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자신이 차린 가게가 동네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해 짜증이 늘어나는 주인공. 여기에 탈북민 출신인 알바생이 자꾸만 매장에 틀어놓은 잔잔한 음악을 시끄러운 트로트로 바꿔 틀자 주인공은 끝내 참아왔던 감정을 터뜨리며 스피커 코드를 뽑는다. 이 장면은 사람의 감정은 그때 해소하지 않으면 그 크기가 걷잡을 수 없어 터지면 큰일이 난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인 듯 큰 인상을 남겼다. 이 장면으로 나는 살아온 배경도 처한 입장도 서로 다른 주인공과 알바생의 갈등이 어떻게 해소되는지가 이 작품은 가장 큰 감상 포인트임을 느꼈다. 


이 작품에서 "노래"는 주인공과 알바생의 표면적 갈등 원인이자, 둘의 관계가 달라지는 전환점 역할을 하는 매개체이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장치였다. 작품 속 흘러나오는 노래가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인데, 이 노래가 작품에 은은하게 스며들어서 작품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도 나서 좋았다. 


영화 <샤론 컵밥> 중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가 너무 쉽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정확하다는 것. 그래서 보면 깨달음이 바로 온다는 것. 이 작품은 정말이지 교훈을 바로 얻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을 보고 나서 다른 사람의 생각들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이 작품이 기독교적인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었다. 나는 무교라서 잘 몰랐는데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보고 알았다. 영화는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더 많은 것을 알아감을 느꼈다. 모두가 이 작품을 보고 깨달음과 교훈을 얻길 바란다.      



인디매거진 숏버스 객원필진 3기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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