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도 궁금해...
여러분이 생각하는 최고의 축구 공격수는 누구인가요?
제이든이 한참 축구에 빠져있던 2019년,
아빠의 질문에 제이든이 답한 선수는 바로바로...
1. 메시
2. 호날두
3. 음바페
4. 네이마르
5. 살라였네요.
축알못이던 엄마는 아들과 함께 열심히 프리미어리그를 보기 시작합니다. 제이든은 새벽에 하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볼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용감(무식)한 엄마는 제이든을 데리고 영국에 가기로 합니다.
토트넘 연간회원에 가입하고 티켓팅을 하고 (결국은 웃돈 주고 티켓을 구했지만)
2019년 10월 19일,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도착했습니다.
*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2019년 완공되었고, 런던에서 가장 큰 축구 클럽 경기장이라고 합니다 *
경기장 앞에서 피시앤칩스도 먹고 사진도 찍고 기념품샵에서 유니폼도 사서 입고 자리에 앉아 경기를 앉았어요. 하지만 손흥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쏘니가 출전하지 않으면 어쩌지...'
제 마음은 조마조마했죠.
그런데 하프타임에 갑자기 우리 옆에 앉은 영국 할아버지가 제이든의 어깨를 치더니 손가락으로 필드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Sonny is there~!"
손흥민이었어요! 어찌나 반갑던지. 다행히 손흥민이 후반전에 투입되었습니다.
그전까지도 재미있기는 했지만 손흥민이 나오니 뭔가 우리도 더 신이 났어요.
"커~~~몬~~~ 홋스퍼~~~"
엄청난 함성소리를 따라 정확하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고 팬들이 하는 말을 따라 목청껏 소리를 질렀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들이 한 말은 - "Come On You Spurs" - "토트넘(Spurs) 힘내라" 였어요. 하하하.
태어나서 처음으로 뒷문(?)에서 누군가를 기다려봤습니다. 제이든이 꼭 꼭 경기가 끝나고 나오는 손흥민을 보고 싶다고 해서 말이죠. 학생 때 연예인도 한 번 기다려보지 않았는데! 멀리 런던까지 와서 오들오들 떨며 나올지 안 나올지, 나온다 해도 언제나 올지도 모를 축구선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헛웃음이 났습니다. 하지만 제이든의 간절함 때문에 하염없는 기다림은 시작되었지요.
사람들: "와~아~~~~"
제이든: "손흥민인가?" (빼~꼼~) "아니네. 엄마! 알리다!"
사람들: :우~ 와~ 아~~"
제이든: "손흥민인가?" (두리번두리번) "아니네.... 케인이야. 엄마"
그렇게 한 시간쯤 기다렸을까.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사람들도 하나둘 흩어지자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발걸음이 무거운 제이든을 데리고 호텔로 돌아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영국에 갔던 추억을 두고두고 우려먹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바람과는 달리 제이든은 영국에 다녀오고 얼마 되지 않아 야구로 취미를 바꿔버렸죠.
(뭐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너덜너덜 ㅎㅎㅎ)
이제 중학생이 된 제이든은 이제 미국으로 메이저리그를 보러 가자고 해도 싫다고 하네요.
그냥 축구장에 같이 갔던 추억이나 곱씹으며 만족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