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평에서 산수유를 따다가 쳐박혔다. 덩쿨식물이 있는 곳을 지나가다가 넘어졌다. 손목이 한 번 부러진 경험이 있기에 조심한다고 했는데 또 넘어지다니. 허벅지 살이 시멘트에 부딪혀 부어 올랐다. 다행히 뼈가 부러질 정도는 아니었다. 남의 집에 초대되어 갔는데 이 무슨 소동인가. 아프다고 말도 못하고 혼자서 이만하면 다행이라고 얼마나 가슴을 쓸어 내렸는지.
가평에 세컨하우스가 있는 지인은 조선배추 뿌리를 판다고 했다. 어릴 적 먹던 배추뿌리가 떠올라 5개 파는중 2개를 주문했다. 또한 채소과일식에 다양함을 더해 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었다. 그 분은 시간이 맞으면 가평 현장에 가서 뽑아서 가져가라고 했다. 귀한 연차를 내서 가을 바람을 쐬었다.
배추뿌리 뽑는 건 금방이었다. 그 분 남편이 뽑고 된장찌개를 끓여주었다. P여사는 파인애플과 우엉조림을 가져갔다. 함게 야외의 햇살 아래에서 먹는 게 얼마만인가. 마당 의자에 앉아 먹으니 햇살이 찜질방처럼 따뜻했다. 아파트에서는 이 따뜻함을 결코 느끼지 못한다. 도시에서 일상은 바쁘지 않아도, 남향 거실이 있어도 햇빛바라기를 하지 않는다.
저녁에 그분이 주도하는 시민교욱단체에서 하는 고추장 담는 프로그램에 참여앴다. 국산고추가루에 명인조청에 한살림소금까지 좋은 재료로 내년 먹을 고추장을 함께 담았다.
아침에 다이어리에 쓰는 계획에는 넘어진다는 내용은 없었다. 인생이라는 드라마에 예상치 않은 일이 생긴다. 인가 올해 두 번 고꾸라지고 나니 어이없다. 무릎 아래 근육이 없나? 덩쿨식물에 걸렸을때 발을 디디지 못하고 허공에 날아갔다. 종아리가 무근육인 것 같아 씁쓸하다. 하루 루틴에 채소과일식, 모닝페이퍼 쓰기와 걷기를 하는데도.
건강을 위해 근육운동까지 추가해야 할 절실한 이유가 생겼다. 하지만 절실하게 근육 운동하고 싶지 않는 것은 무슨 똥고집인가. '퍽~' 내일부터 하겠다는 다짐이 안 생긴다. 일찍 자자. 아픈 다리와 삭신이 쑤시는 몸을 쉬고 나서 생각해 보자.
일년에 두 번 고꾸라지고 건강습관 점검하다- 채소과일식 글쓰기 2-68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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