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에서 미아 되지 않기-중년여성

중년여성 성장기0나 사용설명서 2부 04

by 지식농부

p여사는 최근 주중에 3일은 온라인 줌에 접속해 배우고 지식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렇게 줌, 온라인세상을 만나 잘 사용하기까지 몇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국내 여행와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낯선 기계사용이 두렵지만 호기심을 갖고 시작하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햄버거 가게 앞에서 작아지는 나


몇 년 전 늦은 오후, 출출함을 달래려 동네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던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저를 맞이한 것은 상냥한 점원의 미소가 아니라 거대한 직사각형 기계, 키오스크였습니다. 매장 안에는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카운터 앞에는 주문은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세요라는 안내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저는 짐짓 익숙한 척 기계 앞에 섰습니다. 화면을 터치하니 화려한 햄버거 사진들이 쏟아졌습니다. 불고기 버거 하나를 먹고 싶었을 뿐인데 기계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세트로 할 것인지 단품으로 할 것인지, 사이드 메뉴는 감자튀김인지 치즈스틱인지, 음료는 콜라인지 사이다인지, 얼음을 뺄 것인지 넣을 것인지.


등 뒤로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청년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마음이 급해져 아무 버튼이나 눌렀더니 원하지도 않는 치즈가 추가되고 가격은 불어났습니다. 결국 저는 취소 버튼을 찾지 못해 주문을 포기하고 도망치듯 가게를 빠져나왔습니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길, 서러움이 밀려왔습니다. 내가 겨우 햄버거 하나 내 힘으로 못 사 먹는 사람이 되었구나.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서 나만 따돌리는 것 같다는 소외감, 그리고 앞으로 더 늙으면 밥도 굶겠다는 공포감이 저를 덮쳤습니다.


우리는 한글을 읽고 쓸 줄 알지만, 디지털 기기 앞에서는 까막눈이 되어버리는 디지털 문맹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은행 창구는 줄어들고 모든 것은 스마트폰 앱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기차표도 앱으로 예매하지 않으면 입석조차 구하기 힘듭니다.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디지털 세상이, 익숙하지 않은 중년에게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생존을 위해 스마트폰을 공부하다


그날의 햄버거 사건은 제게 충격 요법이 되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로 디지털 세상의 미아가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자식들에게 부탁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내 삶의 사소한 결정권까지 그들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지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취미가 아니라 저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생존 수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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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작가. OK지식나눔연구소 소장, 은퇴, 퇴직강사. 분노조절강사, 꽃차강사 중년 여성의 건강, 경제 자립, 정신적 자유를 찾는 여정을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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