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주부, 경력단절에서 경력보유로 경력 재해석하면?

중년여성 성장기-나 사용설명서 3부 03

by 지식농부

이력서 앞에서 작아지는 당신에게


재취업을 결심하고 이력서 양식을 다운로드 받았던 날의 기억이 납니다.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적는 칸까지는 거침없이 채워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경력 사항이라는 네 글자를 마주하는 순간, 제 손가락은 갈 곳을 잃고 멈춰 섰습니다.


마지막 근무처는 결혼 후 그만둔 학습지 교사였고, 그 이후의 시간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결혼 후 부터 자녀가 독립한 시간까지, 그 시간이 하얀 공백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 공백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제 인생 자체가 부정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결혼 후 그동안 도대체 무엇을 한 걸까요.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 키우느라 밤잠 설친 그 수많은 날들은 사회에서 아무런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는 걸까요?


전업주부라는 이름표는 참 야속합니다. 회사를 다니면 대리, 과장, 부장으로 승진이라도 하는데, 주부는 10년을 하든 20년을 하든 그저 아줌마일 뿐입니다. 연봉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퇴직금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전업주부는 스스로를 경력 단절 여성, 줄여서 경단녀라고 부르며 위축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몇 년 전 <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책을 낸 후 작가로, 강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공감하며 제 삶을 되돌아보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그 동안의 공백은 결코 텅 빈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 어떤 기업의 임원보다 치열하게 경영 수업을 해온 경력 보유의 시간이었습니다.


살림은 종합 예술이자 고도의 경영 활동


가만히 한번 따져봅시다. 주부가 해온 집안일이라는 것이 과연 그렇게 하찮은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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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작가. OK지식나눔연구소 소장, 은퇴, 퇴직강사. 분노조절강사, 꽃차강사 중년 여성의 건강, 경제 자립, 정신적 자유를 찾는 여정을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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