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 성장기-자서전1부3장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이 거의 없지만 그중 유난히 기억나는건 학생모를 쓴 흑백사진입니다. 그 사진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버지의 큰 결단으로 징용에서 살아오신 용기 덕분입니다.
그 이야기를 펼쳐보겠습니다.
사할린 탄광으로 가는 징용열차
3년전 조카 결혼식때 언니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제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큰언니와 작은 언니 터울이 왜 4년 차이가 나는 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아버지가 2차대전 막바지에 징용으로 끌려가 집에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은 때로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제 아버지의 생애를 돌이켜볼 때 더욱 그렇습니다. 1장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태어나지 않아도 되었던 아이, 즉 진차이라 불렸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전인 1943년에 제 존재의 명줄이 끊어질 뻔한 절체절명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 아버지의 선택과 용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1921년생으로,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파도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사신 분입니다. 아버지 생애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가장 극적인 장면은 사할린 탄광으로 끌려가던 징용 열차에서의 탈출입니다. 당시 일본군은 조선의 젊은이들을 강제로 징집해 사할린의 차가운 탄광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죽음의 열차에 몸을 실어야 했던 수많은 청년 중 한 명이었습니다.
열차밖으로 뛰어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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