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 성장기- 소비와 저축
P여사는 1월부터 다시 백수다. 시간이 있으니 여기저기 다닌다. 오늘은 삼성역 코엑스 하우징브랜드페어와 건강산업박람회를 짝꿍과 다녀왔다. 가기 전 결의를 다졌다. 거기서 아무 것도 사지 말아야지! 2년 전 건강박람회에 가서 건강보조기구들을 경험해보다가 발맛사지기를 카드로 긁었다. 3개월 분할로 샀는데 명세서를 보니 이자가 많이 붙었다. 평소에 3개월 분할 구매를 거의 하지 않는데 그날 3개월로 구매한 것을 많이 후회했다. 더 후회되는 것은 처음 몇번 써다가 방구석에 쳐박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단단히 충동구매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P여사는 과연 하나도 사지 않았을까?
건강산업 박람회에 가니 따뜻함으로 유혹하는 물건이 많았다. 돌침대와 돌쇼파는 엉덩이가 따뜻해져 좋았지만 덩치가 커서 당장 사고 싶지는 않았다. 토르말린 성분이 들어간 어깨패드는 전자렌지에 데우면 되는 편리함과 휴대하기 쉬운 사이즈였다. 살짝 지름신이 오려고 해서 얼른 자리를 떴다.
하지만 수입그릇 가게에서 접시를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P여사가 6개월 이상 채소과일식을 하고 있는데 원형의 큰 접시가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 아무 것도 안 사기로 했잖아' 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리저리 다니며 꾹 참다가 '그래, 기분이다. 매일 먹는 채소과일식을 품격있는 접시에 담아도 좋을 것 같아' 라며 1만원을 질렀다.
하우징브랜드페어에서는 짝꿍이 카드를 질렀다. 목공DIY 책을 보더니 일본에서 목수하는 아들에게 필요할 것 같다고 샀다. P여사 생각에 이미 목수일로 바쁜 아들이 책 볼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소비를 먼저 했으니 끝까지 사지 마라고 말릴 명분이 없었다.
정원박람회장은 건축분야 안쪽에 있었다. 그곳에서 정원에 필요한 옷을 팔았다. 비옷을 봤다. 레인코드와 판초가 있어 입어 보았다. 예전에 판초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레인코트를 입어보니 몸맵시가 깔끔했다. 그래서 질렀다. 약간 묵직해서 자주 휴대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샀다.
돈을 모으고 불리는 일을 상담해주는 전문가들은 말한다. 매년 자산점검을 해보라고. 잘못된 소비습관을 고치고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저축 먼저 하고 투자한 후에 생활비로 써라고 조언한다. 생활비를 줄여야 할 항목으로 10위가 외식, 7위는 택시비, 6위는 옷구매, 4위는 식비, 3위는 주거비, 2위는 해외여행, 1위는 차량비용이라고 한다. 본인의 소득에 비해 과소비를 한다면 일상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해서 P여사는 자산점검과 소비성향, 지금 현재의 마음 상태를 살펴본다. 지금 생활비에서 과감하게 줄일 부분은 무엇일까? 마음은 불만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있지 않다. 외식은 둘이서 3만원 이상은 하지 않기로 짝꿍을 설득한다. 외출하면 집으로 돌아올 때 힘들어 외식을 하게 된다. 음식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3만원 이상은 과소비다.택시는 일 년에 서너번 탄다. 물건이 많아서 힘들 때 탄다. 옷구매는 중고로 사는데 사놓고 안 입는 옷이 많다. 이 습관은 꽤 오래된 만성질환같다. 고칠 의지는 있는데 안 고친다. 식비는 못난이 채소나 타임세일, 마감세일을 이용한다.해외여행은 남들 가는게 부럽긴 하지만 자제한다. 1위 차량은 차가 없다.
소비습관을 점검하면서 오늘 박람회처럼 충동구매를 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시 다짐한다. 돈을 현명하게 관리 못하고 좋은게 좋은 거다 라는 생각에 안주하지 않도록 한다. 몇세까지 살아야 할지 모르는 장수시대에 현금흐름이 없으면 불안감이 생긴다. 그래서 생각했다. 즐겁게 쓰되 현재의 마음상태와 자산을 점검하자. 오늘의 경험이 자산이 되도록 하자. 경험자산은 소비의 산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절제와 극복의 에너지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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