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중년여성 성장기- 외국어 공부 도전하기
P여사는 작년부터 2가지 외국어를 공부한다. 일본어와 스페인어다. 일본어는 1년 되었다. 고등학교때 배운 흔적이 남아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스페인어는 30대, 남편의 해외 근무로 스페인에 살면서 배웠다. 다시 25년이 지나 배우니 16가지 복잡한 동사 변화가 외계어 같았다. 그럼에도 요즘 월요일은 스페인어, 목요일은 일본어를 배운다. 왜 배울까? 스스로에게 물어 보았다.
일본어는 10대 때 배운 언어를 살리고 일본 며느리, 손자와 대화하기 위해서다. 고등학교때 배워 글자가 금방외워지리라 생각했지만 쓰기 읽기 듣기, 말하기 어느 것도 쉽지 않았다. 녹이 쓸었다. 어렴풋한 기억을 붙잡을 뿐. 예전에 일본어 공부할 때 어떻게 했는지 가와 카, 까 발음을 구별하지 않고 발음이 나와 쪽팔렸다. 고등학교때 잘못 배우지는 않았을텐데.
작년 1월에 일본어 첫 강의 가다가 오른손목이 아작나는 대형사고가 났다. 기브스 8주동안 왼손으로 쓰면서배웠다. 지금까지 꾸준히 하는 이유는 일본에 사는 아들 때문이다. 아들은 일본 아가씨와 결혼해 손자가 태어났다. 작년에 아들집에 갔을때 일본어가 한 마디도 안 나와 갑갑했다. 올해 2월달에 다시 일본에 간다. 이번에는 강의 때 배운 책으로 매일 반복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많이 외우고 있다.
스페인어는 왜 배우는가? 현재는 특별히 쓸 곳이 없다. 아직 어디에서 쓸 지 목표는 없다. 하지만 짝꿍이 스페인 한달살기를 가자고 한다. p여사 가족은 1999년부터 3년 반 동안 스페인에 살았다. P여사는 그 기간 동안 랭귀지스쿨과 스페인 문교부가 직영하는 언어학교를 다녔다. 생존 스페인어를 넘어서 글을 읽고 쓰면서 현지인 친구와 말할 정도로 배웠다. 스페인 정부 언어학교는 4학년까지 있는데 거기서 3학년까지 했다. 3학년은 스페인 고등학생 수준의 언어구사력 수준이라 P여사에겐 아주 어려웠다. 어렵지만 해내고 싶은 미련이 남았다. 귀국할때 아쉬움을 안고 돌아왔다.
한국에선 스페인어를 쓸 일이 없어 가라앉은 앙금처럼 뇌의 언어영역에 저장되어 있었다. 그러나 근처 구민대학에 작년 6월에 등록해서 7개월째 다니고 있다. 등록후 한달이 지나니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행이 같은 클래스에 열정을 가진 분이 있어 수업 끝나고 한시간씩 복습을 했다. 덕분에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김원곤 교수는 50세 이후 4개 국어에 도전했다. 일본어를 시작으로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퇴직후 1년씩 4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나이 들어서 하는 외국어 공부의 장점을 그 분은 이렇게 말한다. 첫째, 노년 생활의 활력이 된다. 둘째,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셋째, 인문학적 지식의 보고를 얻는다. 넷째,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다섯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외국어 공부로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삶과 지식의 지평이 넓어진다. 더구나 치매까지 예방된다면 안 할 이유가 있을까?
P여사에게 일본어는 가족 소통의 강력한 도구다. 매일 연습해야 할 이유다. 일본어에서 말문이 트여도 한자라는 어려운 고개를 넘어야 한다. 스페인어 강사님은 외국어를 배울때 강력한 동기를 가지라고 한다. 동기가 없으면 만들어 내어 목표에 다가가라고 한다. 중년기에 다시 배우는 2가지 언어 덕분에 심심할 틈이 없다. 0.1초 안에 표현하고 싶은 말을 하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