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온다, 공황도 온다...

by 보나

며칠 전에 성당을 다녀왔다. 거의 10년만이다. 초등학생일 때 세례도 받고, 영성체도 하고, 매주 미사에도 다녔었는데 사실 그렇게 좋았던 기억은 없다. 매일 먹던 비염약 때문에 미사 시간은 항상 엄청나게 졸렸으니까. 나는 미사 시간을 견디기 힘들어서 미사 도중에 화장실에 도망가 졸곤 했다.


그런 내가 성당에 다시 간 건, 어디라도 다닐 데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울해지면서 집에 있다 보면 한정없이 늘어지게 되니, 요즘 내가 다니는 곳은 병원과 도서관 뿐. 정기적으로 다니는 마음 둘 곳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게다가 25년 동안 열심히 성당에 다닌 아빠의 오랜 바람이기도 했다.


늦여름의 은근한 더위를 느끼며 성당 안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성당을 멀리하는 동안 무언가 새로이 생긴 규칙 같은 게 있는 건 아닌지, 사람들을 살피고 있는 중이었는데. 별안간 찾아왔다. 공황이란 놈이.


심장이 목에 걸린 것 같았다. 누군가 목을 누르는 것 같기도 하고. 심장이 크게 뛰고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느낌. 생리 때문에 심해진 빈혈 증상인가? 6개월 전 피검사 결과 수치가 8이었나, 9였나. 공황인지, 빈혈인지 모르는 상태로 그날은 또 어영부영 넘어갔다.


오늘은 카페에 와서 다시 그 증상이 찾아왔다. 누군가 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 챗지피티가 알려준 대로 호흡법을 해 보았다. 2초간 숨을 들이쉬고, 4초간 참고, 6초간 내쉬세요. 몇 번 따라하니 눈앞에 하얘지고 유리창 너머 시야가 어룽거리기 시작하며 과호흡이 오려고 했다. 공황이 맞았다.


커피도 끊고, 그 좋아하던 술도 그만두었다. 담배도 피지 않는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고 하고 있고, 단백질을 생각한 음식도 챙겨 먹는다. 못하고 있는 건 오직 운동 뿐. 공황까지 맞이하기엔 정제된 내 생활이 너무 억울하다. 친구는 스쿼트를 권했다. 하루에 50개씩 해봐. 지루하고 반복되는 걸 못견디는 내 성미에 너무 어울리지 않는 운동이지만 미룰 수가 없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다.


대체 어디까지 몰릴까? 내 인생. 이런 생각이 내 병세에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오늘도 참 답답하다. 지금도 이상하게 뛰는 심장과 간헐적으로 콕콕 쑤시는 느낌, 두통이 나를 괴롭힌다. 내일은 나을까? 모레는 나을까? 죽을 때까지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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