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 주범인 레거시 미디어
여러분은 흔히 서울공화국이라는 말하는 수도권 집중 문제의 원인이 미디어라는 생각이 든 적이 없는가?
실제로 우선 지상파 방송을 보면 항상 서울 라이프가 표준인 것처럼 보인다. 예능을 보면 서울의 맛집과 명소들, 그리고 서울시민들 위주로 나온다. 방송에서 비수도권 특히 서울 밖에 있는 사람을 보기가 힘들다.
지방은 비중이 적거나 그냥 '여행'가기 위해 있는 관광지로서만 부각되고 그 외 산업이나 매력은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지방은 모두 시골이나 관광지인가?
그리고 부동산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평범한 중산층이 자신의 소득과 대출로만 사기 힘든 서울 소재 고급 아파트를 인생 표준 주택인 것만 소개한다.
보도분야도 가관이다.
사건사고도 서울에서 일어나는 것은 시시콜콜한 것도 잘 보도하면서, 정작 비수도권에서 발생한 사건은 어지간히 피해가 크지 않거나, 사람들의 이목을 많이 끌만할 정도로 쇼킹하지 않으면 잘 보도하지 않거나 단신으로 처리한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이미 수도권이 독점하고 있으면서 지방 투자는 비효율적인 것으로 설명하면서 수도권 집중을 은근슬쩍 옹호한다.
이미 절대적 우위면에서는 수도권이 유리한데 비교 우위마저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니... 그런 논리면 한국이라는 나라도 6.25 직후 한 푼도 투자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러면서 지역 '자생'을 이야기하지만 그 자생적으로 성장한 것들도 강력한 수도권 원심력으로 유출된 것은 설명을 잘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지방이 수도권을 위해 희생하는 분야는 부각을 별로 하지 않고 있다. 완전 식민지 취급이다.
이렇게 되니 수도권 시민 특히 그중에서 서울시민만 1류, 지방시민은 2류인 사실상 기록 말살형에 처해지는 것이라고 본다.
미디어가 이렇다 보니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수준의 기본적인 문화생활이 지방 대도시에서도 충분히 가능함에도, 서울 일자리도 지방과 질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부동산 비용 감안 시 질이 떨어지는 것도 있음에도, 지방은 2등 국민이라는 인식 때문에 인력이나 자본이 수도권으로 특히 서울로 유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원인은 '서울'본사 중심의 미디어 생태계라고 할 수 있고,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본사보다 권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KBS만 해도 본사는 서울에 있지만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창원, 청주, 전주, 춘천, 제주에 방송총국이라는 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본부는 소수 자체 교양프로그램과 저녁 7시 뉴스 전체 편집권(이것도 원래 없다가 이관된 것이다.)만 있을 뿐 대다수는 소위 서울 본사에서 할당해 주는 지역뉴스에서 보도할 권리밖에 없다.
지역 MBC도 본사와 다른 법인인 자회사이지만 종속도는 비슷하고 SBS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민방은 경영에서는 상호 독자적이지만 민방 광고를 SBS 자회사가 쥐고 있는 등 사실상 갑을관계이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지역신문의 역할이나 기능 감소는 그렇다 쳐도, 지역신문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도 서울 본사 언론에 유리한 미디어 시스템과 인식에 기인한다고 본다.(물론 지역신문 스스로 문제가 없다는 것도 아니며, 스스로의 자정능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다.)
만약에 KBS만 하더라도 아주 큰 비용이 드는 대작 드라마 제작은 그렇다 쳐도, 일반적인 예능이나 시사 프로그램 제작 권한과 예산을 각 광역권의 방송총국에 배정해 주고, 9시 뉴스를 제외한 모든 보도국 편집권을 지역에 이양하면 지역 미디어 소외 문제는 지금보다 해소될 것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들 권한이 지방 대도시에 있는 방송총국들에게 이관되면 제작이 지방에서 이뤄짐에 따라 지방의 문화산업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 해결책은 국가가 지분을 직접 가지고 있는 KBS뿐만 아니라 정부가 간접지배하는 MBC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고, 민방의 경우에도 지상파인 만큼 규제를 통해 간접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 의지가 문제라고 본다. 만약 정부와 정치권이 단순히 소극적인 보조금으로만 지역 미디어를 지원하는 것으로 끝내면, 지역 미디어 질은 질대로 떨어지고 지방 소외는 더욱 심해진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이대로 가다간 곧 있으면 영호남 지역감정 보다 더한 수도권 대 비수도권 지역감정이 더 깊어진다.
이는 오히려 단순히 정치나 감정 위주의 기존 양호남 위주 지역갈등보다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이 달려 있음으로 이태리의 북부와 남부 갈등처럼 더욱 깊어지고, 갈등으로 인해 비수도권뿐만 아니라 비수도권에 많은 것을 의지하는 수도권에도 더 큰 피해가 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 정책부터 바뀌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한국의 저출산, 소멸, 지역갈등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