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추풍령휴게소에
가야 한다. 낙타를 타고 서울 방향 경부선 길을 가다 보면
사람 그리워지는 순간 있다. 그런 순간이 오면 추풍령 휴
게소에서 멈춰야 한다.
오래된 고속도로 완공 탑과 늙은 원두막이 전부인 추풍령
휴게소. 초행이어도 낯설지 않다. 당신은 이미 가수 남상
규의 노래 한 자락에 길들여졌으므로
사시사철 가을바람만 부는 추풍령휴게소. 구부정한 원두막
난간에 낙타를 매고 의자에 앉는 순간 제일 먼저 엽서를 쓰
듯 문자를 하고 싶은 사람, 전화를 걸어 대구와 김천 날씨를
얘기하며 오늘 컨디션이 어떤지 묻고 싶은 사람 있다면 결국
그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 아닐까?
당신은 지금 누구를 사랑하는가? 버석거리는 세월의 담요를
털고 게으른 낙타에 안장을 얹어 당신은 어디쯤 가고 있는가?
추풍령휴게소는 멀다. 그림자 길게 등에 지고 터벅터벅 타클
라마칸 사막을 건너는 당신은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