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TS May 07. 2024

24th. 내가 가진 것이 너무도 빈약하게 느껴질 때

천양희 시인의 <들>을 읽습니다.

            

                             천양희


올라갈 길이 없고

내려갈 길도 없는 들


그래서 넓이를 가지는 들


가진 것이 그것밖에 없어

더 넓은 들




생각해보니,

내가 힘든 시간으로 기억하는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의 시기가

오늘의 나를 

더 넓은 들이 되도록 이끌었다.


십대 시절 받았던 상처가

십대를 이해하는 시선을 갖게 했다.

가진 것이 울음밖에 없어서

십대들의 울음터가 되었다.


가진 게 그것밖에 없는 것이

마냥 나쁜 것이 아니구나.



매거진의 이전글 23th. 왜 '커피빈'을 좋아하냐고 물어올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