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나 더 초라해야 할까요.
모든 것을 초월한 듯 자만심에 가득 차 있더라도, 결국 나를 무너뜨리는 것은 당신의 한마디였습니다.
아, 얼마나 어리석은가요.
아직도 내 마음은 작은 생체기에도 아릴 만큼 단단해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나는 얼마나 더 가련한 삶을 살아갈까요.
당신의 마음에 새긴 상처를 짓밟고 피어난 나는 결국 당신이라는 땅에 종속되어 버린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 얼마나 이기적인 가요.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떠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당신에게 뿌리내렸습니다.
어쩌면 단단해지지 않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단단해진 마음끼리 만나 깨어지고 부서질 바에는, 그냥 이대로 남아 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토록 흐린 마음이 찾아오는 날에는, 이토록 애꿎은 글자를 내뱉는 것이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