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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약돌 Dec 27. 2023

말로 다 할 수 없는 마음

죄책감

   잊으려고, 지워버리려고 하면 기억은 저편으로 사라진다.

사라진 기억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가도 바싹 말라 볼품없어진 마음속에 비집고 나타난다.

무거운 죄의 무게가 짓누를 때, 비로소 나는 가장 잔인하고, 이기적인 혐오의 꽃으로 피어나 은밀히 숨겨둔 문을 열고 들어간다. 한없이 약한, 악한, 흔들리는, 철저히 양면적인, 존재의 페르소나를 무정한 눈으로 바라본다.

  목에 건 십자가의 무게가 무거워질 무렵, 다시 잊으려고, 지워버리려고 하면 기억은 저편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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