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약돌 Dec 27. 2023

그리움

  잠든 아가의 얼굴을 보며 인사한다. 고마워, 엄마한테 와주어서 고마워.

그러면 문득 시온이 얼굴이 그리워진다.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어 진다. 그리움이란 과거의 향수가 아니라 가장 잃고 싶지 않은 현재의 조각이다.

  어린 시절 이 비슷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서서 사진을 찍던 날.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두 동생들이 무척이나 귀엽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더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어떤 날.

  이제는 조금 더 세월을 간직한 엄마와 아빠의 얼굴을 볼 때도 그리움이 서린다. 오늘이 너무 그립고 그리운 날이 된다. 찰나의 순간에 가슴 벅찬 사랑이 머무를 때, 나는 영원히 존재하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 시간을  그리워한다.

  어쩌면 사랑은 그리움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