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아가의 얼굴을 보며 인사한다. 고마워, 엄마한테 와주어서 고마워.
그러면 문득 시온이 얼굴이 그리워진다.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어 진다. 그리움이란 과거의 향수가 아니라 가장 잃고 싶지 않은 현재의 조각이다.
어린 시절 이 비슷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서서 사진을 찍던 날.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두 동생들이 무척이나 귀엽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더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어떤 날.
이제는 조금 더 세월을 간직한 엄마와 아빠의 얼굴을 볼 때도 그리움이 서린다. 오늘이 너무 그립고 그리운 날이 된다. 찰나의 순간에 가슴 벅찬 사랑이 머무를 때, 나는 영원히 존재하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 시간을 그리워한다.
어쩌면 사랑은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