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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 승무원 준비생, 미국 아트스쿨에 도전하다.

입시 시리즈, 미국에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다.

by 디자이너 이수


미국 이민의 기회는 알맞은 시기에 등장했다. 딱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일단 한 번 가기로 해봤다. 뭐든 일단 해봐야지 후회를 하지.


미국에 가자마자 환상과는 다른 세계가 날 반겨주고 있었다. 언어적인 문제가 가장 컸고. 나는 차 없이면 다닐 수 없다는 캘리포니아, 즉 산호세에 있었기 때문에 나가서 갈 수 있는 곳이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집보다 바깥에 있던 시간이 더 길었던 나에게 산호세에서의 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다. 문득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라는 현타와 그냥 한국에서 승무원 꿈을 계속 도전할걸이라는 후회의 나날을 지내게 되었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아빠께선 한국에서 일 년 동안 원하는 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오면 어떠냐는 제안을 하셨고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오케이를 했다.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섰다.








하지만 나 역시도 미국의 삶을 완전히 놓을 순 없었던 것일까?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강남에 유명한 영어 회화 전문 학원에 등록을 했고 월-금 새벽 5시에 인천에서 출발해서 매일매일 학원에 출석체크를 하며 공부에 열중했다. 그러고 틈틈이 항공사를 지원했고 아시아나에서 다시 최종 불합격, 나머지 항공사들은 면접의 기회조차도 받지 못했다. 이제는 인정할 때가 됐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이미 나의 24살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미국에 돌아갔을 때, 집 근처 커뮤니티 컬리지에 등록을 하였다.



승무원만을 꿈꿨던 나는 하고 싶은 게 무엇인 지 아직 몰랐다. 그래서 이것저것 수업을 들어보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때 무의식적으로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미술을 하려면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애초에 시작 자체를 상상하지도 못했었다. 하지만 디자인 수업을 듣는 순간, 이 길이 내 길이구나 확신이 섰고 남들이 다 UC 대학교 편입을 준비할 때, 아트스쿨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스쿨에 편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미대 입시를 알아봤을 때, 정말 준비할게 많구나를 깨달았다. 하지만 아트스쿨에 간다면 정말 실무 경험이 크게 늘 것 같았다. 포기할 수 없었다. 포트폴리오 학원을 다니기 위해 부모님을 설득했고 결국 틈틈이 스시집 레스토랑 알바와 학교 생활을 병행하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부모님께서는 스스로 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학원비를 스스로 벌었어야 했다. 몸이고 정신이고 남아나지 않았던 순간이었다. 이때의 나는 정말 꿈에 미친 사람이었다.



첫 작품 시작했을 때,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그림이라 창피하다


(션 멘데스와 카밀라 카베요의 세뇨리따를 듣고 영감 받아 만들기 시작했던 첫 작품)



약 1년 동안, 한 달에 약 2000불씩 하는 한국에 계시는 선생님이 하시는 과외에 들으며 미국 집에서 혼자 미술 작품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오일 페인팅, 아크릴 페인팅,, 꼴라쥬.. 처음 하는 것들의 연속이었다. 나는 그래픽 디자인, 컴퓨터를 이용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은 건데 왜 파인아트를 하고 있는 거지? 하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고 6개의 미술 작품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나서야 과외를 옮겼다. 디지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었다. 결론적으론 이게 나의 입시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6개의 학교에 장학금을 정말 많이 받고 합격했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 계속, 다음 편은 입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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