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좋아

열린 마음가짐

by 열린마음가짐


인생 계획이 틀어졌다.

말만 ‘인생 계획’이지, 그림에 비교하면 드로잉도

아닌, 구도 짜기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1학년을 마치고 병역 문제를 해결하며 내 대학생활과 추후 미래를 차분히 설계해 보려 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2학년을 다니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사실 모른다. 운명론을 어느 정도 믿는 편이지만, 그 거창한

운명(運命)‘에 내 인생을 맡겨 두기에는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큰가 보다. 결국 받아들이고 다시

생각해 봐야지. 적응하고, 일어나야지.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계획이 틀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획이 변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실패했다고 느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히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좋아’라는 말이 떠올랐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학업을 시작하는 것은 당황스러웠지만,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겨낸다면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완벽한 계획을

짜기보다는 기계 부품을 교체하듯 유동적으로 변경 가능한 계획을 선호한다. ‘계획’이란 단순히 완벽한

청사진(靑寫眞)이라기보다는 방향성을 잡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계획은 틀어질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생긴 우연한 경험들이 내 삶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가령, 2학년을 다니며 예상치 못하게 새로운 전공에 흥미를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계획이란 틀 안에서만 머물 필요는 없다.

틀어지는 순간이 곧 변화의 순간이고,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내가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일이 흘러간다면, 그 흐름에 맞춰 내 페이스를 되찾으면 되는 것이다.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우리는 배우고, 적응하며, 살아간다. 어쩌면 인생의 진짜 재미는 우리가 세운 계획이 아니라, 그 계획이 어긋난 뒤 찾아오는 우연(偶然)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