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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tyle by AK Mar 27. 2023

Part 2. 햇살 품은 베란다에서, 나파 샤도네이

나파의 사계

나파의 사계는 예술이다.

흡사 수채화 같다.

봄, 빈야드에 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싹으로 채색한 여린 초록의 계절이다.

여름은 무성하게 푸른 이파리들과 포도 열매의 싱그러움이 역동적인 계절.

가을의 나파는 자연에 순응하듯 주황으로 변한 포도잎이 가을 햇살과 단풍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앙상할 것 같기만 한 겨울에는 하나의 변수가 찾아온다. 바로겨자 꽃 (Mustard Flowers)이다.

이 겨자 꽃이 말라비틀어져 보이는 포도 넝쿨 사이사이를 빈틈없이 덮어주고 있다.

가슴이 녹아드는 풍경이다.

우리는 나파에 갈 때 시간만 되면 아무 때나 간다.

언제든 가도 좋다. 사계에  따라 변하는 나파는 어느 때에 가도 아름답다.






나파 밸리 남쪽, 소노마와의 경계 즈음에

카네로스 (Carneros)라는 지역이 있다.

이곳은 샤도네이를 기르는 포도밭이 주를 이룬다.

이 카네로스 샤도네이가 나파 샤도네이를 대표하는 맛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표 와인에는 롬바우어 샤도네이가 있다.

오키하고 버터리한 맛의 샤도네이.

태양의 맛, 나파 샤도네이이다.


이상하게도 나는 이 샤도네이 맛을 생각할 때마다

나파, 정확히는 러떠폴드 (Rutherfold)에 위치한

한 리조트가 떠오른다.

Auberge du Soleil

한 번도 가 본 적은 없지만

그곳의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먹는 광경을 상상하노라면

카네로스 샤도네이가 오버랩된다.

미쉘린 스타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우리처럼 즉흥적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도저히 예약을 할 수가 없다.

늘 예약이 꽉 차있거나,

공사 중이거나.


화사하게 밝은 어느 날,

발코니에서 샤도네이를 마셔봐야지.

햇살 가득한 나파 밸리를 내려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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