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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tyle by AK Jun 15. 2021

스티븐의 시그니쳐 안주, 훈제연어 카나페

스티븐은 요리를 못한다.. 먹는 것에 관심이 없다 보니 굳이 음식을 만들고 싶어 하지를 않는다. ‘ 없으면 안 먹고 말지’ 주의자, 바로 스티븐이다. 그걸 생판 몰랐던 나는 훈제연어 카나페를 만들어 주고 스테이크를 기가 막히게 구워 주는 모습에 눈에서 하트를  뿅뿅 뿜어대던 시절이 있었다  


스티븐의 시그니쳐 안주인 훈제연어를 처음 먹어 본 것은 결혼 전에 오레곤 코스트에 있는 시누이 친구의 별장에 놀러 갔을 때였다. 이전 글애서 잠깐 언급한 로드 스튜어트를 처음 접한 그곳이다.  그때  스티븐이 챙겨 온 건 로드 스튜어트의 CD 만은 아니었다.  그의 필살기인 훈제 연어도 챙겨 왔다.


어쨌든 이 비치 하우스는 말 그대로 비치에 있는 하우스였다. 야핫 (Yachats)이라는 오레곤 해안가의 아주 작은 마을의 별장으로 바로 10미터 앞에 비치가 있다. 바다로 향한 커다란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로맨틱한 황혼의 바다와 캐빈 분위기의 인테리어, 타닥타닥 소리를 내는 장작이 음악보다 멋지게 들리던 벽난로, 처음 와본 미국의 비치 하우스에 반해서 모든 것이 로맨틱하게만 느껴졌던 곳이다.  


첫 여행을 못 잊어서 2017년에 다시 한번 다녀왔다. 집은 사진에는 안보이는 왼쪽으로 두번째 건너있는 집이다. 갯벌이 단단해서 썰물에 나와 산책을 해도 좋았다.


지금도 그때의 잔상이 떠오를 정도로 모든 게 아름답고 황홀했었다. 게다가 매일 저녁 스티븐은 스테이크, 알래스카 연어, 훈제연어 카나페, 썬 드라이드 토마토와  고트 치즈 카나페 등을  와인과 함께 선을 보였으니 그의 데이트 퍼소나는 완벽하게 성공을 한 셈이었다. 나는 이 사람도 영화에 나오는 미국 남자들처럼 음식을 잘하는 사람이구나 했는데, 이제껏 그렇게 똑같이 4가지만 할 줄 한다..


그래도 만드는 것마다 맛있어서 언제나 맛나게 먹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쉽게 만들면서도 맛이 있는 건 그의 시그니쳐 안주인 훈제 연어 카나페이다.  훈제 연어는 우리가 알래스카에서 직접 잡은 연어로 만들어 온 훈제 연어이다. 우리는 매해 여름 알래스카에 가는데 한 달 동안 주로 낚시를 한다. 낚시를 좋아하는 나와 스티븐은 연어가 강에 들어오면, 거의 매일 또는 하루 걸러 키나이( Kenai) 강으로 가서 강 낚시를 한다. 그 결과 우리는 연어 스테이크와 훈제 연어를 잔뜩 들고 금의환향한다.


훈제 연어는 우리가 직접 훈제하는 건 아니다.  프로세싱 컴퍼니에 가져다주면 그곳에서 우리가 선택한 시즈닝인, 레몬 페퍼 향으로 훈제를 해준다.


훈제를 원하지 않으면 연어 스테이크를 진공 포장해서 냉동 보관을 해준다. 집에 돌아가는 날  아이스박스를 가져가서 진공 포장되어 꽝꽝 언 스테이크와 훈제연어를 넣고 밀봉한 후 비행기로 가져온다. 집에 와 보면 7-8시간 걸려서 여행한 이 연어가 아직도 그대로 꽝꽝 얼어있다. 그렇게 우리의 일 년간의 연어 양식은 우리의 냉동고로 직행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더운 여름날 차가운 화이트 와인 마시기를 즐겨하는데 특히 샤도네이와 소비뇽 블랑은 이 훈제 연어와 찰떡궁합이다. 만드는 법은 아주 간단하다.



준비 재료:

바게트 또는 크래커

훈제연어

크림치즈

레몬즙

캐이퍼


만드는 법:

바게트나 크래커에 크림치즈를 듬뿍 바르고

훈제 연어를 올린 후

레몬즙과 케이퍼를 5-8 알 올린다  

시중에 케이퍼를 사려고 보면 알이 큰 것과 작은 것이 있는데 알이 작은 것이 더 맛있다  그리고 케이퍼를 올릴 때 국물을 조금 첨가해 주면 짭짤한 맛이 레몬즙과 잘 어우러진다  


안주로도 그만이지만 사진처럼 올리브 믹스, 살라미, 과일 등과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훌륭한 훈제연어 카나페, 우리가 무척 애정하는 안주일 뿐 아니라 한번 먹어본 손님들이 앵콜 요청을 하는 안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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