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도시는 매력이 없다

Day 8. 누렘버그 (Nuremburg), 독일

by 여행에 와 락

독일에서 꽤 유명한 도시인 누렘버그 ( Nuremburg, Nurnburg), 미국인들은 넌버그라고도 한다. 이 누렘버그는 특별히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유명해서 크리스마스 때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아름다운 도시, 오늘은 누렘 버그다!


누렘버그에 가는 길에 우리는 그동안 궁금했던 안스바흐 ( Ansbach)에 잠깐 들르기로 했다. 시간이 많지는 않아 올드타운만 돌아봤다. 독일에서 내비게이션을 켜고 도시 이름을 올리면 이 내비게이터가 딱 도시의 중앙으로 데려다준다. 그런데 이 도심은 올드 타운의 가장 중심이자 볼거리 충만한 시청, 교회 등이라 올해 우리는 내비게이션 도움을 아주 많이 받았다. 원래는 한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에 그 지역의 가볼 곳, 먹을 곳, 등등을 리서치를 해야 하는데 올해는 남편은 폰을 잃어버렸고 그나마 내 폰은 심카드가 작동이 안돼서 보통 불편한 게 아니다. 숙소에 돌아가 인터넷에 연결한 후 써야 하는 패턴 때문에 검색할 시간과 능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사전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안스바흐 (Ansbach)의 특이점은 도시 중심에 커다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동상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뒤의 고풍스러운 교회에서 바흐 뮤직 페스티벌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었다. 이 타운의 이름이 안스바흐 (Ansbach). 바흐 (Bach)의 이름이 붙어있다. 분명 바흐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게 확실하다.


어마어마하게 큰 바흐 얼굴 동상과 그 뒤로 이 마을에서 제일 큰 교회가 있다


바흐는 생전에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다. 그는 궁정에서 악장으로 일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인생을 교회의 오르간 연주자와 음악 감독으로 일했다. 그는 매주마다 예배에 쓸 음악을 작곡해야 했다. 수많은 칸타타, 마태 수난곡 등 교회음악의 대곡들이 이때 탄생했다.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그는 중부, 북부, 동부 독일을 옮겨 다니며 살았었다. 그런데 안스바흐 (Ansbach)는 독일 남서부에 있는 도시라 뭔가 이상했다. 바흐가 독일 남부에서 살았었다는 건 생소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도심에 바흐의 동상까지 있는 마당에 의심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바흐가 시무했을지도 모를 교회, 그 공간, 오르간 등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헌데, 나중에 숙소에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그가 안스바흐에 산 적은 없다. 그냥 어떤 연유로 시작됐는지는 모르나 바흐의 뮤직 페스티벌로 유명한 곳일 뿐이었다.


안스바흐를 서둘러 떠나 누렘버그로 향했다. 누렘버그는 아주 큰 도시였다. 일단 주차할 곳이 없어 한동안 고생을 했고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올드타운의 한가운데에는 수많은 명품샵과 다양한 쇼핑 공간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거리를 수많은 인파가 누비고 있었다. 벌써부터 싫어진다. 스티븐과 내가 인파를 피해 한적한 곳을 걷다 보니 저 멀리 성이 보인다.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올라가지는 않기로 했다. 나는 하이킹을 싫어하는데 다행히도 스티븐도 안 좋아한다. 조금씩 성으로 다가가다 보니 좀 더 가까이 가보자. 조기 시청까지만 가보자,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아예 올라가 보자, 그래서 결국 누렘버그성까지 올라갔고 결과적으로 그건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인 이 성에서 바라본 누렘버그 전경이 너무 멋졌기 때문. 그것으로 누렘버그 관광은 끝내기로 했다. 물론 도시는 아름다웠고 건물도 고풍스럽고 근사했다. 그러나 너무 큰 도시에 상업화된 도심, 그리고 수많은 인파가 우리의 관심과 열정을 급격히 냉각시켰다.



누렘버그성애서 내려다 본 도시
세인트 로렌즈 교회 (Saint-Lorenz Church) 너무 높아서 간신히 찍었다. 이 교회 앞으로 명품 쇼핑거리가 시작된다.



우리는 작고 조용한, 그렇지만 개성 가득하고 따뜻한 마을이 좋다. 자연스러운 삶이 녹아들어 간 곳. 이게 중년의 여행인가 싶기도 하다. 우리는 클럽에 갈 일도 없고 명품 쇼핑에 열을 올릴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그저 자연스럽고 느긋하게 인생과 자연을 즐기는 것이 좋다. 그렇게 와보고 싶었던 꿈의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때 아마도 누렘버그는 패스할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독일과 다른 유럽인들로부터 더 멋진 크리스마스 마켓 아이디어를 얻었다. 작은 도시가 훨씬 예쁘다고 한다. 남부의 작은 마을을 가보기로 했다. 서머하우젠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여는 대신 집집마다 집을 오픈해서 마켓을 대신한다고 한다. 벨기에의 부뤼헤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그리 로맨틱하다고 들었다. 굳이 누렘버그 크리스마스 마켓을 올 이유가 이제는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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