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의 늑대, 대세는 스타트업?

변종의 늑대, '촉'과 '야성'으로 오늘을 점령한 파괴자들

먼저는 책제목에 눈길이 간다. 네이밍이 끝내준다. '촉', '야성', '변종', '늑대' 하나같이 내 맘에 쏙 드는 단어들이다. 참고로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소설인가 했었는데, 이 책은 '스타트업'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야생성이 살아있는 늑대, 그것도 그냥 늑대가 아닌 '변종'의 늑대라 칭한다. 한층 더 강한 느낌이다.

늑대의 조언

남들이 성공한다고 내가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실패한다고 내가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쉽게 말해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데 통하는 고정된 방정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나는 올해 초 친구와 함께 창업을 했다. 오픈을 준비하며 감사하게도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모두들 '딴소리'를 한다는 것, 한분 한분 참 귀한 이야기를 해주셨고 모두 일리가 있었지만 결국 모두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누구는 가격을 비싸게 해야 한다 하고 누구는 또 싸게 해야 한단다. 누구는 대중성이 있어야 한다 하고 누구는 유니크해야 한단다.(스트레스) 죄송한 말이지만 나중에는 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언젠가 유튜브 채널 '체인지 그라운드'에서 패널들이 이런 말을 하더라, "그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 말은 듣지 마세요!". 그렇다, 원래 제3자가 연애 조언도 잘하는 법,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일이 되면 그도 어쩔 줄 몰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간 직접 부딪치고 몸소 체험하며 많은 것들을 배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값진 배움을 꼽는다면 이것이니, '선택은 나의 몫, 책임도 나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그 누구도 나 대신 선택해 주지 않을뿐더러 책임은 더더욱 져주지 않는다. 책임감 없이 툭툭 던지는 사람들의 말을 일일이 받아먹다가는 나만 배탈 난다.

촉, 이시대의 핵심역량

혹시 '린 스타트업'이라고 들어보았는가? 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요건제품(시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이 되겠다.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점점 예측과 통계가 빗나가고 있다. 그러니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한들, 막상 시장에 출시해보면 예상치 못한 변수투성이다. 때문에 점점 린 스타트업이 각광을 받는 추세이다. 반면 최근 대기업은 비상이라고 한다. 스타트업에 비해 조금 느리고 둔할지라도 지금껏 예측과 통계로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해왔지만 이제는 1년 뒤를 예측하는 것조차 힘들어진 실정이다.

촉(觸)

          주관(主觀)과 객관(客觀)의 접촉 감각을 이른다.

나는 이렇게 해석한다. 경험(주관)과 지식(객관)의 접촉 감각을 이른다. 권오현 회장님이 쓰신 '초격차'의 내용이 떠오른다. "통찰력은 지식이 많다고 생기는 것도 아니고,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런저런 경험만 쌓는다고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 경험과 지식이 모두 필요하다. 요즘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우리에게는 촉이 필요하다. 촉은 이 시대의 핵심역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예리한 촉을 만드는 데에 요령 따위는 없다. 그러니 부지런히 배우고 부지런히 부딪혀보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