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에 따르면, 공황장애는 범불안장애, 특정공포증, 광장공포증, 사회불안장애, 분리불안장애, 선택적 함구증과 더불어 불안장애의 하위 그룹에 속해 있다. 이에 따르면, 공황장애를 정의할 때, 최소한 한번 이상의 공황발작 이후, 추가적인 공황발작에 대한 염려와 공황발작을 유발할 것 같은 상황이나 행동들을 회피하는 증상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가끔, 이 진단 기준을 읽을 때마다, 증상의 시초는 잘 표현되었으나, 공황장애 환우들이 진짜로 고생하는 포인트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내가 겪은 공황장애에 의하면 공황발작이 공포스럽고 두렵기는 하지만, 방점은 다른 곳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경험한 공황장애의 증상은 단계별로 초기 공황발작이 일어난 시기와 공황발작은 아니지만 평소 불안이 느껴지는 시기로 크게 차이가 난다. 사실, 나를 포함한 공황장애 환우들이 겪어야 하는 힘든 과정의 99%는 두 번째 시기이다. 나 역시 공황발작을 야기시켰던 장소인, 비행기나 치과와는 전혀 상관없는, 평소 생활공간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나타나는 불안이 나를 제일 힘들게 했다. 비행기나 치과처럼 어떤 이유라도 있으면, 내가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대상을 파악하고 준비를 하거나 회피를 할 텐데,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불안은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한다. 이런 이유로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많은 수가 우울증을 수반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처음 접하는 공황발작이나 공포가 외부의 환경이나 사건에서 온 것이라면, 두 번째 단계에서 경험하는 불안의 대부분은 우리 내부에서부터 온 것임을 우리는 파악해야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두려운 대상이 단지 외부 요소에 국한되지 않고, 공황발작이 일어났을 때 우리 몸에 일어났던 증상과 변화가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즉, 나에게는 비행기와 치과에서 느꼈던 호흡곤란과 답답함이 이에 해당된다. 숨이 조금이라도 차거나, 코막힘과 같은 약간의 호흡 불편감이 나타나거나, 아니, 그런 상황도 아니고 단지 그런 상황이 예상될 것 같으면, 바로 공황발작이 올 것 같은 공포가 느껴진다. 공포가 아니더라도 낮은 수준의 불안이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겪고 있는 평소불안이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좋든 싫든, 우리의 몸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나는 그 작은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계속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며 하루를 보냈던 것이었다.
먼저, 우리가 해결해야 하고, 답을 찾아야 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일 년에 단지 몇 번만 이용하는 비행기, 치과 피하면 된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하루에도 수 없이 일어나는 신체적, 정신적인 크고 작은 변화들을 어떻게 피해 갈 수 있겠는가? 이런 점에 모든 관심을 가지고, 여기서부터 극복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어쩌면 공황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가장 지름길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