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이 늘 옳은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해야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대부분의 액션영화들의 주제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이를 잃고, 갖은 고생 끝에 복수를 하면서 끝이 난다. 마지막 복수가 일어나는 장면은 주인공이 어두운 건물 안으로 악당 우두머리를 찾아 들어가면, 먼저 여기저기에서 수많은 졸개들이 뛰어나와서 주인공을 막아보지만, 차례차례 모두 쓰러뜨린다. 결국, 한 무리의 졸개들로 둘러싸인 최고의 악당을 드디어 만나게 된다. 그러면, 약간의 말싸움을 하다가, 악당의 우두머리는 주인공의 말을 비웃으며, 졸개들에게 해결하라고 명령하면서 자기는 뒤로 물러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다. 우두머리를 발견한 주인공은 몰려드는 졸개들보다 우두머리를 처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가하지만, 몰려드는 졸개들 때문에 우두머리에게 다가서지 못한다. 나머지 졸개들을 다 처리하고 나서, 거의 힘이 빠진 다음에야 비로소 우두머리와 싸움을 시작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대부분 싱겁게 끝나버리고 만다. 많은 경우 우두머리는 그다지 싸움도 못하는 겉 멋만 잔뜩 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싸움을 걸어온 조직은 졸개들을 잔뜩 거느린 공황이고, 우리는 더 이상 도망도 물러설 곳도 없는 주인공이다. 이 조직의 최고 우두머리는 불안이다. 다양한 신체증상(특별한 병의 원인 때문이 아니라, 불안이 만들어 내는 신체의 불편함, 혹은 정상적인 신체의 작은 불편함을 말하는 것으로, 나에게는 가슴 답답함, 어지러움, 호흡불편, 두통, 눈통증 등이 이에 해당된다)이나 정서증상 그리고 광장공포와 같은 행동을 제약하는 증상들은 단지 졸개들이다. 우리가 이 싸움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졸개들인 신체증상들과만 싸워서는 이 긴 싸움을 끝낼 수가 없다. 더욱이 신체증상과 광장공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형태도 바뀌고 점점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시간을 끌면 끌수록 우리에겐 점점 더 불리해져만 간다. 즉, 신체증상과 광장공포 등의 졸개들에게 몇 대 맞는 한이 있더라도 우린 우두머리인 불안과 싸워야 승리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우린 핵심이 아닌 신체증상과 싸우느라 매일매일 고통을 겪고 있다. 정작 맨 뒤에서 그들을 조종하고 있는 불안과의 싸움은 해보지도 못한 채 말이다.
이제부터는 힘을 모아서 불안이란 녀석, 한 녀석만 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