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딸의 품격

by 박사력

비록 간발의 차이지만 언니가 분명하다.

작은 딸이 어디선가 들은 어렴풋한 속설로

늦게 태어난 사람이 언니라는 투정도 하지만

맏딸의 위트와 품격에 이내 따르고 만다.

얼마 전, 평소 일어나는 이른 새벽에

거실로 나갔다가 적잖이 놀랐다.

자격증 시험에 열중하는 맏딸 곁에

아내가 한강의 작품을 읽고 있었다.

그 시간에 일어나 책 읽는 모습을

일찍이 본 적이 없던 터라 의아했다.

엄마가 곁에 있어야 훨씬 집중된다는

맏딸의 논리가 그야말로 기상천외하다.

엄마를 성가시게 한다는 작은 딸의 항변에도

그 새벽에 본 문제가 합격을 이끌었다고 하니

모녀의 찰떡궁합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근래 아픔을 겪은 동생을 위해

이것저것 살뜰히 챙기는 마음씀도 아름답다.

맏딸의 품격이 늘 사랑스럽고 대견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두 자매의 정(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