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177)

십년의 선정

by 이 범

십 년의 선정
충헌이 수령으로 있던 십 년 동안, 그 고을은 전라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되었다.

백성들은 배불리 먹었고, 세금은 공정했으며, 관리들은 청렴했다.
조정에서도 소문을 들었다.
"이충헌이라는 수령이 선정을 베푼다더군."
"이기영 장군의 아들이라던가?"
"그렇다더군. 아버지를 닮아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네."
어느 날, 충헌에게 승진 제안이 왔다.
"이 수령, 한양으로 올라가 중앙에서 일하시게."
"더 큰 고을의 수령을 맡기게."
하지만 충헌은 조심스러웠다.
"상호 형, 저는 고민됩니다."
"무엇이 고민이십니까, 나리?"
"승진하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겠지만... 이곳 백성들을 떠나야 합니다."
오상호가 미소 지었다.
"나리, 나리께서는 이미 이곳에 씨앗을 뿌리셨습니다. 이제 다른 곳에도 씨앗을 뿌리실 때가 아닙니까?"
"형의 말이 맞습니다."
충헌은 승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떠나는 날, 수백 명의 백성들이 나와 배웅했다.
"나리, 가지 마십시오!"
"나리 같은 수령은 처음입니다!"
한 노인이 앞으로 나왔다.
"나리, 저는 이 고을에서 육십 년을 살았습니다. 수령을 스무 명도 넘게 봤습니다."
노인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나리 같은 분은 처음입니다. 정말로 백성을 자식처럼 여기신 분은..."
충헌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제가 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십시오."
마차가 떠났다. 백성들은 오래도록 손을 흔들었다.
오상호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나리, 나리께서 행복해 보이십니다."
"그렇습니다, 형.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살았더니, 정말 행복합니다."
일제강점과 귀향
하지만 시대는 급변하고 있었다.
1905년 을사늑약, 1910년 한일병합.
충헌이 마지막 부임지에서 일하고 있을 때, 조선은 일제에 병합되었다.
"나리, 이제 어찌 하시겠습니까?"
오상호가 물었다.
충헌은 깊은 고뇌에 빠졌다. 관복을 벗어야 하는가, 아니면 백성을 위해 계속 일해야 하는가.
그때 아버지 이기영의 편지가 왔다.
"충헌아, 벼슬을 버려라. 왜놈의 관리가 되느니, 차라리 백성을 가르치는 것이 낫다."
충헌은 결심했다.
"상호 형, 우리 고향으로 돌아갑시다."
"예, 나리."
"그리고 이제 나리라고 부르지 마십시오. 저는 이제 수령이 아닙니다."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그냥 충헌이라고 부르십시오. 우리는 이제 같은 처지입니다."
두 사람은 영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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