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212)

상해의 붉은 그림자

by 이 범

상해 파견
백호신이 의열단 활동을 시작한 지 반년이 지났을 무렵, 김원봉은 그를 포함한 열 명의 대원을 상해로 파견했다. 임무는 일본군 정보 수집과 상해의 조선인 공동체 조직화였다.


상해는 위험한 도시였다.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었고, 친일파와 밀정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지하 조직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기도 했다.



백호신과 김한오는 상해 프랑스 조계의 한 골목에 거처를 마련했다. 겉으로는 잡화상을 운영하는 조선인 상인 행세를 하면서, 밤에는 비밀리에 동지들과 접선했다.


어느 날 밤, 김한오가 백호신을 데리고 상해 외곽의 한 창고로 향했다.
"오늘 중요한 동무를 만날 것이네." 김한오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배어 있었다. "이 동무는 나중에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사람일세."
창고 안은 어두웠다. 희미한 등불 아래 한 사람이 서 있었다. 키가 크고 몸집이 건장한 30대 초반의 남자였다. 날카로운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이 동무가 화산(火山) 동무요." 김한오가 소개했다.
화산. 백호신은 그 이름을 기억했다. 본명은 노명선(盧明宣)이라고 했다. 조선의용대에서 활동하는 뛰어난 전사로 소문이 자자한 인물이었다.


"백호신이라고 합니다." 백호신이 고개를 숙였다.
화산은 백호신을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옌안에서 온 신입이라고 들었소. 김한오 동무가 자네를 추천했소. 믿을 만한 동무라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화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탁자 위에 지도를 펼쳤다.


"우리는 다음 주에 작전을 실행할 것이오. 일본군 보급창고를 습격하는 것이오. 자네도 참여할 것이오."
백호신은 긴장했다. 실전이었다. 훈련이 아니라 진짜 전투였다.


"두렵소?" 화산이 물었다.
백호신은 잠시 망설이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조금은 그렇습니다."
화산은 의외로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오.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은 멍청한 사람일 뿐이오.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오."


그날 밤, 백호신은 화산과 함께 작전 계획을 검토했다. 화산은 세심하고 치밀한 사람이었다.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비상 계획까지 준비했다. 백호신은 그의 전문성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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