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회합
비밀 회합
겨울, 이산갑과 남진국은 더욱 은밀하게 만났다.
한밤중, 폐사지의 작은 방. 촛불 하나만 켜져 있었다.
"상황이 급박해지고 있소." 이산갑이 말했다. "일본이 밀리고 있소. 태평양에서, 중국에서."
"정말입니까?"
"한도회에서 들은 소식이오. 미군이 반격하고 있다고. 소련도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남진국의 눈이 빛났다. "그렇다면..."
"때가 가까워지고 있소. 우리도 준비해야 하오."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산갑은 지도를 펼쳤다. "일본이 패하면 혼란이 올 것이오. 그때 우리는 영광을 지켜야 하오."
"일본군이 보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소. 하지만 우리는 준비되어 있소. 한선단이 있지 않소."
남진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스물여덟 명... 아니, 이제 스물다섯 명입니다. 셋은 징용으로 잃었습니다."
"충분하오. 우리는 질보다 양이 아니라 양보다 질이오."
이산갑이 남진국의 손을 잡았다. "진국, 우리는 십 년을 기다렸소.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심하지 마시오. 끝까지 조심해야 하오. 일본은 아직도 강하오."
"명심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촛불을 보며 침묵했다. 촛불이 깜빡였다. 바람이 불어왔다.
"폭풍이 오고 있소." 이산갑이 중얼거렸다.
"예. 폭풍이 오고 있습니다."
남진국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겨울 밤하늘에 별이 빛나고 있었다. 어둠이 깊었지만, 별은 빛나고 있었다.
한선단도 그랬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있었다. 조선의 청년들은 준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