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241)

파평 윤씨 규수 윤서영

by 이 범


같은 해 봄, 한양 북촌의 한 양반가.
열다섯 살의 윤서영(尹瑞英)은 자수를 놓고 있었다. 파평 윤씨(坡平 尹氏) 집안의 규수로, 그녀는 미인형 외모에 품행이 방정하기로 소문났다.




"서영아, 네 나이가 벌써 열다섯이다. 혼처를 정해야 하지 않겠느냐?"
아버지 윤대흥(尹大興)이 말했다.
"아버님 뜻에 따르겠습니다."
윤서영이 고개 숙여 대답했다.
"함평 이씨 가문에 젊은 무관이 있다는구나. 이민호라고, 오위도총부 부총관이라더구나."
"무관이요?"
윤서영이 살짝 놀랐다. 파평 윤씨는 문벌 가문이었다. 주로 문관 집안과 혼인했다.
"그래, 무관이다. 하지만 집안은 함평 이씨로 명문가다. 그리고 무엇보다..."
윤대흥이 딸을 바라보았다.
"그 젊은이의 성품이 올곧다고 한다. 청렴하고 강직하여 상관도 두려워한다더구나."
"그렇군요."
"내가 보기에 그런 사람이 좋은 남편감이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믿을 수 있는 사람."
첫 만남
혼담이 오가고, 두 집안이 만나는 날이 정해졌다.
이민호는 처음으로 예복을 갖춰 입었다. 평소 군복만 입던 그였기에, 예복이 어색했다.
"형님, 너무 긴장하지 마십시오."
동생이 옆에서 웃었다.
"긴장한 것이 아니다."
이민호가 딱딱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사실 그는 긴장하고 있었다. 전장에서 적과 맞서는 것보다 한 여인을 만나는 것이 더 떨렸다.
윤씨 집안의 사랑채에서 두 집안이 마주 앉았다.
발을 내린 병풍 뒤로 윤서영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들어 이민호를 보았다.
'기골이 장대하시네... 눈빛도 강직해 보이고...'
이민호도 병풍 너머로 윤서영의 그림자를 보았다. 자세가 단정하고, 움직임이 우아했다.
"이 부총관, 우리 딸이 마음에 드시오?"
윤대흥이 물었다.
"예."
이민호가 짧게 대답했다.
"그럼 이 혼사를..."
"하지만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민호가 끼어들었다.
"무엇이오?"
"저는 무관입니다. 전장에 나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릅니다. 그것을 영애께서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병풍 뒤에서 윤서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감당하겠습니다."
맑고 또렷한 목소리였다.
"군인의 아내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이민호가 다시 물었다.
"기다리는 것입니다."
윤서영이 대답했다.
"남편이 나라를 지키는 동안, 아내는 집을 지키는 것. 그것이 군인의 아내가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민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 여인은 현명했다.
"좋습니다. 제가 영애를 평생 지키겠습니다."

1810년 가을, 두 사람은 혼례를 올렸다.
신방에서 윤서영이 처음으로 이민호의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강인한 이목구비, 곧은 눈빛.
"부인."
이민호가 불렀다.
"예, 서방님."
"나는...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오."
이민호가 어색하게 말했다.
"군대에서만 살다 보니, 여인과 대화하는 법을 모르오."
윤서영이 미소 지었다.
"괜찮습니다. 서방님의 마음을 알 수 있으니까요."
"마음을?"
"서방님의 눈빛에서 보입니다. 진실함이."
이민호는 처음으로 아내에게 마음을 열었다.
"나는 올곧게 살고 싶소. 비록 부자가 되지는 못해도, 떳떳하게 살고 싶소."
"저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고생이 많을 것이오. 다른 무관들은 뇌물을 받아 부자가 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소."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윤서영이 남편의 손을 잡았다.
"양심입니다. 서방님의 양심을 지키며 사는 것이 제게는 더 큰 행복입니다."
이민호는 이 여인과 혼인한 것을 평생의 축복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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