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51)

첫독자

by seungbum lee

“소연 씨, 책 도착했어요.”
출판사에서 보내온 박스를 열자,
‘달빛 서재: 조용한 문장들’이라는 제목이
고운 크림색 표지 위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소연은 조심스럽게 책을 꺼내 들었다.
손끝에 닿는 감촉,
페이지를 넘길 때의 바스락거림,
그 모든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낯설고도 익숙했다.

“이게… 진짜로 세상에 나왔네요.”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준혁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이제 너의 문장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어.”

그날 오후, 책방에 첫 손님이 찾아왔다.
“이 책… 소연 님이 쓰신 거죠?”
그는 책을 품에 안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표지부터 마음이 따뜻해져요.
읽기 전인데도 위로받는 기분이에요.”

소연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그 문장들이…
당신의 하루에 조용히 스며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손님이 떠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책 한 권을 펼쳤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문장을 다시 읽었다.

> “이제는,
> 나 자신에게도 조용한 위로를 건넬 수 있다.
> 그게 이 책방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준혁은 그녀 옆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
“그 선물,
이제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됐네.”

밖은 초가을의 햇살이 부드럽게 퍼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기타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첫 독자의 발걸음 속에서
자신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닿았음을 실감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문장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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